* 2009. 8. 1.(토) 모처럼 '길 같은 길'을 가다...
(이쪽 저쪽 경치 훤하지, 모기 없지, 솔가리 푹신하지!, 덤으로 곳곳에 전망바위까지)
내원사 주차장 - 심성교 - 이정표 - (왼쪽 산길) - 급오르막 - 중앙능선 - 이정표
5부∼8부 능선 표시 - 짚북재 갈림길 - (직진) - 천성산2봉 정상 - 짚북재 갈림길 - (오른쪽)
능선 끝에서 오른쪽(나무 계단) - 짚북재 - (왼쪽) - 성불암 갈림길 - (직진) - 폭포
나무계단 - 岳友臺(추모비) - 상리천 갈림길 - 매표소 원점회귀
■ 7월이 천성산 탐구의 달인데...오늘은 8월 첫날이지만 이어서 천성산으로 간다. 날씨가 괜찮으면 미타암 쪽으로 가서 지난 주 알바한 곳을 관측해보려 했는데, 모처럼 토요일 산행이니 느긋한 마음으로 좀 걸어보자 싶어 중앙능선으로 가보자고 떼를 써서(?) 내 의도대로.
매표소 옆 슈퍼에서 생탁 1병을 샀다. 수제 도토리묵을 가져왔는데 그냥 먹으면 배만 부를 것 같고, 막걸리라도 한 잔 걸쳐야 수울 술 넘어갈 거 같아서리. 코스장님은 생탁병을 배낭 옆에다 그냥 꽂아 가잔다. 나원 참, 아무리 그래도 남들이 보면 술꾼이라 안 카겠나(하긴 맞네). 배낭 안의 물병을 하나 끄집어 내서 자리를 바꾸고 무거워진 배낭과 정비례하는 즐거움으로 가뿐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 내원암 주차장에 울 가마를 세우고, 심성교를 지난다. 9시 정도인데 부지런한 피서객들은 벌써 텐트를 치고 온종일 놀 준비를 끝낸 모양이다.
△ 심성교를 지나 5분 정도면 중앙능선으로 향하는 이정표를 만난다. 천성산2봉 정상까지 8.7km로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잘못된 것 같다. 중앙능선을 만나게 되는 이정표에는 정상까지 3.2km, 내원사 매표소까지 1.8km로 되어 있는데, 이게 맞는 것 같다. 올라서면 급오르막이다. 코가 땅에 닿을 정도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 들머리에서 10분 정도 올랐을까, 성불암 계곡 너머 공룡능선쪽의 전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저 집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참 좋은 곳에도 자리 잡았네.
△ '부엉이바위' 만한 커다란 바위가 있고, 그 아래 <금봉암>. 줌을 당겨 보아도 쬐그만하다. 이럴 땐 간편디카라 아쉽네. 불평은 뚝! 물질에 대한 욕망은 일찌감치 그 뿌리를 끊어버리지 않으면 칡덩굴처럼 감아와서 감당이 안된다니께...
△ 노전암 가는 길
△ 1시간 20분 정도 걸었을까? 첫 이정표를 만난다. 동일 인간인지는 모르지만, 여기에도 '제발 금연'이라고 갈겨 놓았다. 금연을 권하는 그 마음까지는 가상히 받아들일 수 있겠으나, 산을 찾는 모든 이가 보는 곳에 저런 낙서를 <제발 금지>하고 싶다.
△ 무슨 버섯일까
△ 너무 커서 징그러울 정도라 작게 담아 보았다.
△ 길 오른쪽 전망대에서.. 지난 번 우리가 다녀왔던 족적. 529봉을 중심으로 왼쪽 너머는 지푸네골, 오른쪽은 용소골이다.
■ 이정표 조금 지나 왼쪽에 멋진 전망대가 있다. 아저씨 한 분이 서 있어 그냥 가려다가 아까워서 평소 안하던 짓. 앉지도 않고 옆에서 얼쩡대고 있으니 아저씨가 이런저런 말을 걸어 와 얘기하다가 결국에는 먼저 가신다. Wow! 사방 천지 초록 풍경만으로도 취하는데, 여기에 더해 수제 도토리묵+생탁. 맛있다, 정말이지ㅋㅋ. 그리고선 금방 후회한다. 드실 지 모르지만 상부터 차리고 한 잔 권할 걸~
바람은 시원하지...요대로 앉아 한숨 잤으면 딱 좋겠다 싶지만. 약간 노골노골해진 다리를 이끌고 정상을 향해 다시 발*출.
△ 전망대에서 바라본, 공룡 능선 아래 성불사의 모습
△ 공룡능선 못지 않다. 반갑게도(ㅎㅎ) 이런 밧줄 구간이 몇 번 나온다. 굳이 밧줄을 쓰지 않아도 문제 없다.
△ 조난 신고를 위한 안내팻말에 '5부능선'이라고 되어있다. 이후 끝날 때까지 8부 능선까지 안내가 있다.
△ 짚북재 갈림길. 이정표에는 '짚북재'로 되어 있으나, 구조 안내 팻말에는 '집북재'로 되어 있다. 산행기에도 두 가지가 마구 섞여 있다. 어느 것이 맞을까?
원효대사가 당나라 승려 천 명에게 화엄경을 설파하여 제자로 만들고, 이들이 모두 성인이 되었다고 하여 '천성산'이 되었다고 하는 데에서 유래한 이름인데,
1) 원효대사가 북을 잡고 설법을 했다고 하니 '잡을 집'자를 써서 '집북재'가 맞다
2) 원효대사가 짚으로 북을 만들었다고 하니 '짚북재'가 맞다
정답! 2번
△ 지나가다 오른쪽에 보이는 바위. 3층석탑이라고 해야 하나..ㅋ
△ 천성제2봉 아래쪽에 이런 나무계단이 있다. 옛길의 흔적을 따라 계단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밧줄이 있고 그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너럭바위가...우리는 정상을 다녀와서 이 바위에서 점심을 먹었다.
■ 막상 들어서면 갈 만한 곳인데, 밖에서 얼핏 보면 지나치기 쉬운 곳. 신발도 벗어버리고 편안하게 앉아 느긋이 점심을 먹었다. 바위에 기대 앉아 콩나물국을 데우고, 멋진 경치 감상해가며..
사람들이 끝없이 오가는 정상 근처나 큰 길에서 밥 먹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입이 근질거린다. 왜 이런 곳에서 밥을 드세요? 저~어기 가면 끝내주는 곳이 많고 많은데...어디냐구요? 그건 비밀! 용용, 죽겠지?
△ 나무 계단을 올라서면 바로 오른쪽에 이런 바위가... 쪽진 여자의 뒷모습(작은 볼록 바위가 머리 부분) 기도 하다.
△ 바위에 올라서니 정상이 빤히 보인다. 정상석의 모습까지...
△ 내 발로 걸어가보지 않았다면 어찌 저기가 어딘지, 그 모습이 어떠했는지 바로 떠올릴 수 있으랴. 몸의 수고로움을 거쳐 얻은 것이기에 진정한 내 것이 될 수 있으리.
△ 우리가 걸어온, 중앙능선의 모습.
△ 정상 직전에 태극기를 새긴 정상석도 하나 있다. 그 너머 보이는 바위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지
△ 천성산2봉(비로봉)의 정상석. 지난 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오른쪽에서 찍어본다.
△ 맞은 편 미타암 쪽 모습. 맘 먹고 함 찍어보려고 하면 꼭 이렇게 비구름이...
△ 정상석 너머 저 아래쪽에 내원사도 보인다.
△ 정족산 쪽
△ 짚북재 갈림길을 지나 가다 보면 막다른 전망바위가 있고 일종의 갈림길이다. 표지기가 많이 달린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짚북재로 이어지는 나무 계단이 나오고...왼쪽에도 표지기들이 몇 달려 있는데, 아마 짚북재를 거치지 않고 바로 성불암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인 듯하다. 좀더 빠른 길일 수도 있으나, 지난 주 워낙 알바를 한 탓에 개척하고픈 본능을 꾸욱 누르고 안전하게, 남들처럼...ㅋ
△ 짚북재
△ 성불암 계곡을 따라가는 길은 이렇게 바위 + 정금길 + 바위 + 조응길...로 이어진다.
△ 제법 웅장한 규모의 폭포. 사진을 찍지 못한 위쪽의 위용이 더 괜찮다. 폭포 옆 평상 겸 의자에서 남은 토마토 2개까지 털어 먹었다. 누구 배낭은 점점 가벼워져서 날아가겠네~
△ 부산의대 산악회에서 세운 일종의 추모비인 듯하다.
△ 마지막 나무 다리를 지나면서... 공룡능선으로 가려면 저쪽이다.
△ 내원사 주차장. 지난 번에는 철망으로 막아뒀더니 이번엔 사람은지나다닐 수 있도록 틈을 만들어 놓았다. 유연한 생각이다. 어차피 구멍 뚫어서 다닐테니... 그 입구에서 몇 사람이 차 옆에 자리를 펴고 고스톱 화투판을 벌였다. 아이 둘이 보고 있는데다 사람들이 계속 오가는 곳에서 꼭 저래야 할까...(내 맘이다 왜?) (할 말 없음)
*짙은 청색은 올라간 길, 주황색은 내려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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