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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ㅂ,ㅅ,ㅇ,ㅈ

백암봉(678m) : 괴곡마을 기점

by 참 좋은 당신 2008. 12. 20.
 

* 2008. 12. 7.(일)  우리는 왜 산에 오르는가...산이 우리에게로 왔다.


괴곡마을회관 - 개천 옆 시멘트 도로 - 당산나무 - 전원주택 - 오른쪽 산길 - 주능선 - 백암봉 - 정상팻말 왼쪽 - 급내리막 - 사거리(디실재) - 농원(흑염소) - 임도 - 원점회귀

 

①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 - 울산 언양 24번 국도 - (우회전) - 괴곡마을

② 도랑 따라 시멘트 도로 - 당산나무(운상원 안내판) 보며 오른쪽길 - 전원주택 오른쪽 산길

③ 흐릿한 길 - 주능선 - 백암봉 정상

④ 정상팻말 왼쪽 - 급내리막 - 사거리(디실재) - (왼쪽) - 농원 - 원점회귀

 

 


■ 한 주일 내내 일에 좀 부대꼈던 탓일까, 머릿속이 복잡할 때마다 얼른 산에 가고 싶은 맘뿐이었는데, 막상 일요일 아침 눈을 뜨니 몸이 물 먹은 솜뭉치마냥 무겁기만 하다. 오늘은 그냥 그동안 밀린 잠이나 푹 자볼까 하는 생각이 달콤한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하지만!! 일단 나서보는 게 좋겠다. 잠은 또다른 잠을 부르고, 산행은 또다른 산행을 부른다(누가 한 말이지?)

 

 

 

△ 국도따라 가다가 맞은 편 산 기슭에 <몽블랑> 펜션 간판이 보일 무렵 왼쪽에 <괴곡마을> 표지석이 보이고, 버스정류소가 있다. 좌회전해서 들어가면 정류소 옆에 마을회관. 

 

△ 마을회관 공터에 주차를 하고 개울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넌다.

 

△ 다리를 건너 개울 따라 마을로 들어선다.

 

△ 전원주택인 듯한데...입구에 장승 무리가 정겹다. 세번 째 장승에는 <허심정>이라는 당호(?)를 새겨 놓았다.

 

△ <골안마을> 표지석이 있는 당산나무 앞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오른쪽 <서암사>쪽으로.

 

 

 

■ 멀리 전원주택 2채가 보인다. 첫 번째 집은 아직 조성하고 있는 별장인 듯 부부가 마당의 돌도 골라 낸다든가 하며 뭔가 작업 중이다. 

  " 여기 등산로가 있다는 얘긴 못들었는데..."  하며 말을 건넨다. 우리도 처음이라고 응대하며 계속 올라가니 두 번째 집 앞에는 사유지라며 출입을 금지한다는 경고성 팻말이 있다. 조금 내려와 첫번 째 집 오른쪽으로 몇 걸음 걸어가니 산길이 보인다. 그러나 막상 들어서니 낙엽이 쌓여 있는데다 묵은 길이라 그런지 길 찾기가 쉽지 않다. 지그재그길이 몇 번 이어지면서 가파르다.

  지능선을 찾아 잠시 쉬려고 하니, 갑자기 개가 서너 마리 출현!! 뭔 일이래~~? 잠시 후 아래쪽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리더니 남자 둘이 보인다. 멧돼지 사냥 중이란다. 갑자기 겁이 난다. 사람도 별로 없는 이 산에서 나중에 우리를 멧돼지로 착각하고 총 쏘는 거 아녀?   * 죽음 당하긴 싫은디~

 

  

 

△ 능선에 합류하고 보니 국제신문 등 표지가가 눈에 띈다. 처음 만난 전망바위

 

△ 전망바위에 서서 산군들의 파노라마를 감상해본다. 왼쪽부터...

 

△ 범봉에 이어서 우뚝한 운문산까지

 

△ 정면 약간 오른쪽에 뾰족한 구천산, 그 너머로 사자봉의 누런 꼭대기도 보인다.

 

△ 막상 정상에 도착하니 조망은 별로다. 최남준님이 만든 정상 팻말이 부러지기 쉬원 떡갈나무 가지에 매어져 있어서 좀더 단단한 나뭇가지에 옮겨서 단단히 달고, 기념으로 그 옆에 울 표지기를 살짝 매어두고 한 컷!

 

 

 

■ 하산길은 정상팻말을 보면서 왼쪽으로...오른쪽으로 가면 용암봉으로 가는 길이다. 엄청난 내리막인데다 사이에 큰돌 하나 없이 미끄러지기 쉬운 길인데 밧줄도 하나 없어 옆의 나뭇가지에 의존하고도 제대로 내려서기가 힘들 정도이다. 겨우겨우 어린애 걸음마 연습하듯 한 발씩 떼어 내려서고 보니 오른쪽에 뚜렷한 길이 보인다. 에그... 저리로 왔어야 했는디~

 

 

 

△ 하산길에선 계속 이러한 줄무늬바위를 만난다. 코스장님은 어김없이 바위를 보며 감탄하기에 이번엔 내가 먼저 말했다. '여기가 한땐 바다 속이었던 게지요...' ㅋㅋ 고성 상족암이나 변산반도의 채석강이 연상될 정도로 층리가 잘 발달되어 있는 퇴적암이다. 

 

△ 퇴적암 바위 사이에 뾰족 얼굴을 내밀고 있는 나뭇가지가 보인다. 진부하기 짝이 없는 표현이지만 강한 생명력에 경이로움을 표할 수밖에...

 

 △ 지나쳐서 갈 뻔했다. 나뭇가지에 표지기가 많이 보여 살펴보니 사거리, 여기가 바로 디실재다.

 

왼쪽 나무에 누군가가 나무에 칼로 새겨놓았는데, 얼핏 보기엔 낙인을 찍어 놓은 듯 선명하다. 나무에 새긴 자리가 세월따라 나무가 자라면서 그 자리가 벌어져서 그렇단다(누가? 코스장님이). 근데 '바산'은 무슨 뜻이지?

 

△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 올려다 본 <백암봉>의 모습. 산 이름의 유래를 알 만하다.

 


 

■ 하산길에 갑자기 왼쪽 발바닥이 뻣뻣하더니 쥐가 나는 모양이다. 하산때마다 늘 괴롭히던 왼쪽 무릎 뒤 오금은 멀쩡한데 왠일인지 모르겠다. 괜찮아서 또 걸어오는데, 당산나무 근처에서 다시 왼쪽 발에 쥐가 난다. 신발을 벗고 바닥에 앉아 한참을 주물렀다.

  이런 괴로운 일을 겪으면서 왜 산에 오르는가? 일 주일간 일에 시달린 몸을 뉘여서 좀 쉬게 하지 않고 왜 또 혹사를 시키면서 산에 오르는가? 도대체 우리는 왜 산에 오르는가?

  글쎄... 산이 우리에게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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