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 9. 21.(일) 여러 절을 품은 지룡산 자락에서 홍시도 먹고, 단감(땡감ㅋ)도 먹고...
운문면 신원리 승호장가든 맞은편 - 무덤군 - 전망대 - 밀성손씨묘 - 암봉 우회 - 밧줄구간 - 안부 - 지룡산 정상 - 전망대 2 - 북대암 - 운문사 주차장 - 원점회귀
① 경부고속도로 서울산 IC - 언양 35번 국도 - 운문사 앞 삼거리 - 방지초등 문명분교 옆 승호장가든 - 맞은편 산길 - 무덤군
② 전망대 - TV안테나 - 밀성손씨묘 - 암봉 - (오른쪽으로 우회) - 밧줄구간 - 안부
③ 지룡산 정상 - (진행방향으로 직진) - 전망대 2 - 북대암 - 운문사 주차장 - 원점회귀
■ 고단한 한 주였다. 일요일 새벽 눈을 뜨니 토요일 오후까지 업무에 부대낀 탓에 몸은 물 먹은 솜 마냥 무겁기만 한데다 비마저 내리고 있으니 오늘 하루는 산행 대신 그냥 밀린 잠이나 보충하며 쉬어볼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산을 오르면서 땀을 푸욱 흘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훨씬 더 유혹적이니...결국은 배낭을 꾸린다. 이성부 시인은 '문득 먼데 하늘 바라보다가 /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 주섬주섬 배낭을 꾸린다'고 했던가...
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절(山寺)이 아닐까. 절경이다 싶은 곳은 언제나 절이 있다. 지룡산도 예외는 아니라서 그다지 큰 규모의 산이 아닌데도 운문사와 부속 암자인 북대암, 청신암, 내원암, 사리암 등 의외로 많은 절을 품고 있다. 2007. 2월, 내원암에서 지룡산을 오른 적이 있지만, 이번에 오르는 길은 약간은 버거운 암릉이 있다 해서 한 번은 꼭 가봐야지 하던 코스다.
국도변 감나무에는 어느새 연주황 감이 한창이다. 마을 입구에는 촌로 한 분이 직접 특수제작한 갈고리(갈퀴+주머니)로 잘 익은 홍시를 따서 손주가 들고 있는 광주리에 가득 안겨주고 계신다. 성질 급한 열매는 벌써 홍시가 되어 바닥에 떨어지고...우리는 그다지 먹고 싶은 생각이 없었으나 이왕 떨어져서 사람들 발에 밟힐 운명이 가여워 몇 개 따먹었다. ㅋㅋ
△ 운문령을 지나 청도로 가는 지방도를 따라 가다가 운문사 입구 삼거리에서 운문사 쪽으로 조금 더 가서 국도변 공터에 주차를 하고, 다시 되짚어 나와 방지초등 문명분교 옆 승호장 가든 맞은편 쪽 산길로 들어선다.
△ 밀성손씨 제단 앞에서 왼쪽으로.
△ 첫 전망대 후 만나는 밀양 손씨 무덤. 이후 TV 안테나를 만나고, 이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 뾰족한 암봉이 특징적인 호거대(등심바위)가 보이고, 그 왼쪽 너머 귀천봉. 귀천봉 왼쪽 봉우리 옆이 우리가 알바하던 곳이지, 아마...ㅋ
△ 보기만 해도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 거대한 암봉. 국제신문 근교산 산행기에 따르면, '암봉의 난이도는 험하기로 소문난 가지산 북릉의 배 정도. 때문에 반드시 경험있는 산꾼이 동행할 경우에만 시도하자. 보조로프는 필수'라고 한다. 코스장님은 못내 서운한 표정이었지만 초보는 간이 떨려서...일단 우회하기로 했다.
■ 길은 계속 오르막이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코스는 거의 없어 덜 피곤한 건 사실인데, 한편 조금 밋밋한 느낌도 없지 않다. 새벽에 비가 와서 미끄러우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길바닥은 의외로 덜 젖어 걷는 데 불편함은 거의 없고 앞서 간 사람들이 이슬과 거미줄을 치고 가버려 우리가 걷기에는 A급이다. 산행을 시작할 무렵 멀리서 누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 사람들은 암봉으로 바로 치고 올랐나 보다.
암봉을 올려다 보니 두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련과 아쉬움이 남는다. 멀리 사람들 두셋이 바위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이던데...에고, 부럽다. 우회하여 가다 보니 그냥 못이긴 척하고 가볼 걸. '바위타기'가 의외로 사람을 끄는 묘한 매력이 있단 말이야.
△ 이후 내내 이런 너덜형 오르막
■ 암봉을 우회하는 동안 흐린 갈림길을 2번 만났는데, 그때마다 표지기가 달려 있어서 갈등을 겪어야 했다. 왼쪽길로 가야 하나, 아니면 진행방향으로 계속 가야 하나...왼쪽 암봉 쪽으로 갔다가 오르지 못하면 곤란하겠다 싶어서 갈림길과 표지기를 무시하고 그냥 직진하였다. 이쯤 되면 암벽이 나와야 하는데...암벽은 안나오고 밧줄만 여러 번 나타난다. 이건 급경사인데다 잔돌이 많아 미끄러질까봐 매어놓은 밧줄일 뿐
△ 너댓 번 밧줄구간 끝. 머리 위가 훤한 거 보니 능선 안부인가 보다. 그럼, 워찌케 된 거여~ 암벽은 왜 안나와? 아까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올라가야 했는데...우린 암벽을 모두 우회하고 정상 바로 아래까지 와버린 셈이다.
△ 돌탑이 있는 삼각점 봉우리. 왼쪽 아래에서 점심을 먹고...
△ 삼각점 봉우리에서 바라 본 지룡산 정상의 모습
△ 정상 직전 전망바위에서...
△ 지룡산 정상 오른쪽으로 운문북릉이 보이고, 그 너머 구름에 가린 것이 운문산이다.
△ 급경사 길을 15분 정도 오르면 지룡산 정상. 작년에 왔을 때 정상석 앞 돌에 둘러져 있던 실타래는 보이지 않는다. 정상석 뒤로 내려서면 내원암, 사리암으로 이어지고...우리는 북대암으로 가기 위해 직진한다.
△ 정상 지나 전망바위에서...시야가 트인 방향으로 보았을 때 9시 반 방향.
△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범봉에 이어서 깨진바위가 특징적인 억산이다.
△ 억산에서 오른쪽 능선을 따라 사자바위봉, 또 다른 능선으로는 귀천봉이 이어진다.
△ 귀천봉 앞쪽으로는 호거대
△ 귀천봉 지나 오른쪽 저 멀리 까치산도...
△ 갈림길을 만나면 오른쪽으로 내려 서다가 전망바위에서 바라 본 모습. 화살표 방향이 지룡산 정상 쪽이다.
△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운문사의 모습. 꽤 넓고 반듯한 자리를 잡고 있다.
△ 정갈하고도 정성스럽게 가꾸어진 모습이 인상적인 북대암. 대웅전 앞 배롱나무며 왼쪽 요사채도 사람의 손길이 자주 간 듯하다.
△ 독성각 위쪽 암봉
△ 운문사로 가는 주 도로와 만나는 지점의 '북대암' 안내석
△ 국도변에서 만난 <나도송이풀>, 얼핏 <꽃며느리밥풀>이라 생각했는데, <꽃며느리밥풀>의 잎은 그저 길죽하지만, <나도송이풀>은 국화 잎처럼 생겼는데 자잘한 톱니가 많고, 꽃도 조금 더 크다.
△ 운문사 주차장 근처서 올려다 본 지룡산의 모습. 화살표는 우리가 올라간 방향이다. 다음에는 더 왼쪽 길로 올라 암벽타기가 주는 짜릿함을 느껴 봐야 할 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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