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3.(일) 낙엽더미 급경사 오르내리막...체력 소진. 안전산은 없다!
① (차량1) 에덴벨리C.C 옆 용선고개 - (차량2) 어영마을회관 - 당고개 - (오른쪽) - 770봉 - 760봉 - 758봉 - 746봉 - 매봉
② 677봉 - 694봉 - 534봉 - 배태고개 - 산불초소 - 555.5봉 - 711봉(안전산이라 불러왔던 봉) - 공용기지국(SK) - 1051지방도 - (도로 따라) - 용선고개
※ 표시거리: 같은 경로로 다녀온 선답자의 산행기를 보니 11km쯤 되는 듯.(헬스앱 측정 거리 14.8km)
■ 오늘은 영알살기, 실크로드종주 3회차. 어영마을 당고개에서 770봉을 거쳐 매봉 찍고, 배태고개로 내려 다시 안전산을 거쳐 용선고개까지 가는 등로다. 가끔 내리쬐는 겨울햇살이 따사롭긴 하지만, 얼굴에 와닿는 바람은 상당히 차가워서 넥워머를 하고 가다가 얼굴을 가리고, 김이 서리면 벗고를 반복했다.
매봉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지난 주 등로가 다소 짧아 더 비교되었을까. 무릎까지 쌓인 묵은 낙엽더미들을 헤치며 한 발 내딛으면 주루룩 미끄러지고, 안 미끄러지려고 스틱을 짚으니 어깨가 아프고, 발을 내딛기 전 스틱으로 낙엽더미들을 치워봐도 잘 안 치워지고...
내리막은 내리막대로 미끄러워서 온 신경을 집중해서 걷다보니 초반에 힘을 너무 빼버렸을까. 배태고개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지쳐버려 이때부터는 걷는/오르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산불초소에서부터 안전산(추정)까지 생각보다 많은 봉을 거쳐야 해서 체력은 점점 더 소진되었다. 지난 번 종주때는 한여름이었는데도 이렇게 힘든 거 같지 않았는데... 코스장님의 설명, '그때는 고도를 점점 낮추면서 갔고, 이번에는 반대라서 더 힘들지.'
풀숲 우거진 여름이 아니니 수월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낙엽이 수북하여 흐릿한 길을 따라 걷다가 잡목이 앞을 막으면 길이 아닌가 하며 옆으로 가보면 길이 아니고, 다시 아까 그 길로 올라서고...를 반복하는 일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었다.
■ 하나 더! 안전산의 실재 여부와 정상석에 대해 여러 說들이 있는데, 공통점은 '安田山地'는 정상석이 아니며,
일제강점기에 야스다(安田) 성을 가진 일본인이 자신의 소유임을 밝히기 위해 세웠든, 안씨 성을 가진 누군가가 세웠든 안전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안전산지라는 돌비석이 있는 한 많은 산객들이 무명봉(711봉)을 안전산으로 부르게 될 것을 염려해서 2015년 경에 울산 세월산악회 임원들이 안씨성을 가진 지주의 양해를 구해 돌비석을 철거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래서 이번 산행기에서는 '매봉' 하나만 산 갯수에 포함)
이 외에도 이미 굳어 있는 산의 명칭, 때로는 각 지자체의 지명위원회를 거쳐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 등재되어 있는 것 중에도 오류가 있다는 의견도 많다. 뭐... 이름이 어찌 되었든 산이 좋으면 가는 거지 뭐.
에덴벨리C.C 근처 용선고개에 차 1대 주차해두고,
어영마을회관으로 이동하여 지난 번 하산지점이었던 당고개로 향한다.
마을 입구 전원주택 너머로 금오산과 가운데 당고개가 빤히 보인다.
오른쪽 바위군이 있는 곳이 770봉이겠지?
원동기도원/선혜사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우리의 역사를 보여주는 표지기들
어? 길이 가로막혀 있네...
등산로는 오른쪽이다. 주로 내려오다 보니ㅎㅎ
묵&막걸리 먹으며 거의 한 시간을 놀다가 당고개 도착.
당고개 올라서서 왼쪽 멀리 금오산에 눈길 한 번 주고,
오른쪽 770봉을 향해 출발!
임도를 따라 걷다가 모퉁이를 돌아서면 바로 왼쪽 산길로~
낙엽더미들!
옴폭한 길에는 낙엽이 더 많이 쌓여 있어서 길섶으로 올라보니 그것도 만만찮다.
무릎까지 푹푹 쌓인 낙엽더미들
770봉 가기 전 암릉지대에서 길을 찾아 헤매는 산객 한 분을 만났다.
배태고개에서 시작하여 천태산을 거쳐 함포마을로 간다고... 다들 많이도 걷는다.
왼쪽 멀리 다음 번에 갈 뒤삐알산과 에덴벨리 풍력발전기들이 보인다.
앞쪽에 안전산(이라 불리는 711봉)도 보이고,
토곡산과 천태산도 보이고,
저기가 770봉
저 바위를 넘어야 한다(왼쪽 바위를 우회하는 셈). 사진은 별 거 아니게 나왔네
밧줄을 타고 넘어와서 돌아본 모습, 멀리 금오산이 보인다.
770봉 도착
여기가 H.P. 760봉. 준희님의 팻말에 울 표지기도 4개나 있었는데...안보인다.
지난 번에는 못보았던 새 팻말도 있다.
지도상의 오가암(가까이 가서 보면 吳家岩이라고 새겨 놓았다)
한때는 저렇게 나무에 페인트칠 해놓은 게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해했었지.
아, 진도 안나가네.
멀리 앞서가는 분이 우뚝하고 위대해 보이기까지 한다.
길에 낙엽이 너무 많이 쌓인 거 같아 길섶으로 가보는데,
길 아닌 길로 오르는 일도 힘들다.
저 왼쪽으로 보이는 것이 매봉이지.
매봉이다아아아!
임도를 만나 왼쪽으로 따라간다.
누가 돌로 표식을 만들어 놓은 지점에 오른쪽을 내려다보니 표지기가 두엇 보여서 따라가본다.
어, 배태고개가 아닌데...
아까 그 지점에서 임도 따라 오면 만나게 되니 우리가 질러온 셈이다(여기가 지도상의 534봉?).
길을 건너 산길을 따라간다.
염수봉과 뒷삐알산이 마주보인다.
배태고개에 도착
배내골 표석 뒤 펜스의 울 표지기
■ 어디서 "쿵쿵" 하는 소리가 들려 고개 돌려보니 어떤 남자가 큰 곡괭이로 땅을 치고 있다. 눈이 마주치니, 본인은 산불감시원인데 양산에 산불이 잦아 입산통제 중이라며 산에 안가면 안되냐 한다. 코스장님은 알겠다 하며 쑤욱 앞서 가버리시고, 맘 약한 대원은 '담배도 안피우고 화기를 갖고 있지도 않다, 잇기 산행 중이다' 하며 구구하게 얘기를 하면서 왔다. 생각해보니 괜한 짓거리를...
지난 번에는 주차장에서 마주보이는 길로 내려온 거 같은데,
오른쪽에 넓고 좋은 길이 있어 따라간다. 금오산 천진암 생각이 났지만ㅎㅎ
아까 그 남자가 올라가면 산불초소가 나오는데 거기서도 통제할 거라 하더니,
여기 감시원은 기척을 듣고는 문 열고 나와 오히려 인사를 한다.
역시 만만해 보여 물 먹은 거 같아 새삼 기분이 나쁘다.
555.5봉, 어떤 산행기에는 준희님의 팻말이 있다고 들었는데 없다고 했던데,
그새 새로 달아놓은 것인가?
여름이 아니니 힘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흐릿한 길을 따라가다가 잡목들이 가려서 피하고 보면 길이 아니고, 다시 길로 진입하고...
의 반복이다.
하도 못올라가니 코스장님이 먼저 올라가며 길의 낙엽을 치워주신 모습.
엄청 수월했다. 감사합니당~
참호처럼 움푹 파진 곳 주변의 소나무가 특징적인 곳을 지나고,
마지막 봉을 올랐더니,
누군가가 안전산이 아니라고 적어 놓았다.
어쨌든 여기가 709봉이고, 안전산이란 건 없다는 말이겠지.
공동기지국 중계탑
다 내려오긴 했는데... 이제 용선고개까지 우찌 올라갈꼬.
1051번 지방도로를 만나 올라간다.
오른쪽에 마루금을 따라가는 등로 표시 표지기가 몇 보인다.
드디어 용선고개 쉼터에 도착했다.
♥ 오늘도 무사산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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