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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100대 명산

[1,240-1,241] 중봉(1,167)-가지산(1,240)_[100대명산 3]

by 참 좋은 당신 2023. 2. 20.

* 2023. 2. 19.(일)  바람은 세차지만 그다지 춥지 않은 날씨, 약간의 상고대(영알8봉 완등 인증)

 

4번. 가지산(加智山 1,240m)  울산광역시 울주군, 경북 청도군, 경남 밀양시  
백두대간 남단의 중심으로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음. 수량이 풍부한 폭포와 아름다운 소(沼)가 많고, 천연기념물 224호인 얼음골과 도의국사 사리탑인 "8각운당형부도(보물 제369호)"가 보존되어 있는 석남사(石南寺)가 소재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 능선 곳곳에 바위봉과 억새밭이 어우러져 있고 전망이 좋으며 자연휴양림이 있음. 밀양강의 지류인 산내천과 무적천의 발원지이다.

 

  [석남터널 밀양쪽 입구-석남고개-이정표-간이매점-나무계단-이정표-암릉구간-중봉-밀양재(안부)-가지산 정상(되짚어오기)

 

 

■ 삐었던 발목이 다 나은 듯도 하지만, 지난 번에도 약간 마뜩찮은데 그냥 무시하고 다니면서 가끔 시큰거렸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좀더 조심해야 하고. 또 며칠 전 급성장염으로 인해 죽만 먹었더니 기운도 없고... 그래서 오늘은 영알8봉 완등 마지막 산인 가지산을 오르되 가장 짧고 무난한 석남터널~석남재~중봉 코스를 택하여 오른다.

  그런데, 석남터널로 오는 동안 뭔가 허전한 느낌이더니, 차에서 내리고 배낭을 메고나니, 아차, 모자를 안 갖고 왔구나.  한여름이 아니니 모자가 없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머리가 썰렁하기도 하고 눈부실 거 같기도 하고... 석남터널 입구 상가촌에는 모자 파는 곳이 있지 않을까 싶어 가보기로 했다. 차를 빼면 안그래도 도로가에 차가 한가득인데 주차할 곳도 없을 듯하고, 터널입구가 훤하니 금방이겠다 하며 걸어가기로 했는데, 막상 걸어보니 거의 10분 가까이 걸린다. 

  상가 첫 집인 '명화의집' 주인에게 모자 없냐고 물어보니 없단다. 간절한 눈길로 다른 상가를 훑어보지만 모두 음식점이고, 팔고 있는 건 특산물뿐이다. 두 번째 집인 '경북상회' 할머니께 또 여쭤보니 대답 대신 있어보라고 하더니 잽싸게 걸음으로 들어가시더니 후줄근한 검정색 모자 2개를 들고 나오신다. 아이들이 쓰던 거라며... 낡기도 했지만 챙이 짧아서 고민하다가 없는 거보다야 낫겠지 싶어 그나마 나은 걸 들고 돈을 드리려니 괜찮다고 일단은 사양하시더라. 그래도 그럴 수는 없다고 5천원을 건네니 그럼 뭐라도 사가라고 하시기에 차도 없고 해서 그냥 돈을 드리고 나왔다. 근데, 어느 여름 쿨토시 사러 상가에 왔을 때 끼고 있던 토시를 벗어주시려던 그 어르신이 아닌가...

 

▲ 석남터널 밀양쪽 모습. 대부분 등산객들은 언양 쪽에서 올라가던데 우리는 왼쪽으로 오른다. 모자 사러 저 터널을 왕복했다...
▲ 석남터널 밀양쪽 등산로 입구
▲ 며칠 날씨가 따뜻해서 눈 대신 비가 왔나보다. 흙도 촉촉, 돌도 촉촉.
▲ 석남재
▲ 간이매점 근처 오니 쌓인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 우리도 이쯤에서 아이젠, 아니 머드아이젠(ㅋ) 신고 가기로 한다.

 

■ 궁금해서 찾아보았더니!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이젠(Eisen)은 독일어로 Steige+isen(오르다+쇠)의 줄임말이며, 원래 명칭은 크렘폰(Crampons)이라고 한다. 

등반 장비 가운데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장비가 바로 크램폰이다. 무려 2,000년 전에 발명된 유서 깊은 이 장비는 카프카즈 지방의 초기 원주민이 눈과 얼음 위를 걸을 때 가죽 밑창에 쇠징을 박은 신발을 신은 데서 유래했다. 또한 유럽의 켈트족 광부들은 이미 2,700년 전에 신발 밑창에 징을 박아서 신고 다녔다. 중세 알프스의 양치기 목동들도 3개의 날카로운 징을 박은 말 편자 모양의 프레임으로 된 3발톱 크램폰을 신고 다녔다.
[네이버 지식백과] 크램폰 [crampons] (등산상식사전, 2010. 10. 7., 이용대, 한국등산연구소)

  어떻든! 저 오르막 전 오른쪽 바위에 앉아 아이젠을 차고 갔다가, 내려오면서 같은 자리에서 벗고 보니 아이젠/크램폰 보관용 파우치와 비닐백이 보이지 않는다. 배낭을 다 뒤져도 없다.  아무래도 아침에 잊어버리고 그냥 간 거 같은데...? 우리가 앉았던 자리에는 다른 산객 서너 명이 앉아 있는데 근처까지 가서 기웃거려 봐도 보이질 않는다. 포기하려다가 바위 아래 쪽을 살펴보니 비죽이 보이는 비닐봉지. 경사면을 조금 내려가보니 우리 파우치가 담긴 비닐백이다. 바람에 날아갔나? 누가 거슬린다고 훌쩍 버렸나?  앞으로는 "꺼낸 사람이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중봉에서부터 상고대가 더욱 화려해진다.
▲ 중봉에서 밀양재로 이어지는 곳은 눈이 녹은 곳이 많아 오히려 미끄럽다.
▲ 되돌아 본 중봉
▲ 중봉
▲ 정상 아래 돌탑이 있는 암봉
▲ 소나무 상고대는 또 나름의 멋이 있구나
▲ 정상이 가까울수록 상고대는 더 두터워지고, 햇살을 받으니 더욱 멋진 장관을...
▲ 곳곳에서 탄성이 들린다. 산에 와보지 않고서는 절.대. 네.버 느낄 수 없는 아름다움!
▲ 정상 아래 헬기장부터 자살바위...이어지는 능선의 모습
▲ 정상석 주변은 역시나 붐빈다. 지금 보이진 않지만 정상석 너머에는 길게 이어진 줄...
▲ 가지산 정상에서 쌀바위, 상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모습
▲ 바위에도 상고대가~~
▲ 대피소로 내려가는 방향에서 올려다 본 상고대는 더욱 두텁다.
▲ 가지북봉의 모습
▲ 라면을 먹으려는 사람들이 많아 가지산장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커피 한 잔하면서...
▲ 우뚝한 운문산, 멀리 억산 깨진바위와 사자바위봉, 문바위까지.
▲ 다시 중봉을 향해 가면서 중봉과 진달래능선을 담아본다.
▲ 헬기장 지나 암봉들
▲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중봉에 서서 다시금 가지산 정상을 바라보고,
▲ 자살바위 능선과 백운산도 바라보고,
▲ 정금28정, 가지정으로 승격할까?
▲ 석남재

 

♥ 오늘도 무사산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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