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5. 5. (일) 이 산은 이래서 좋고...라는 게 의미 없다. 산, 그 자체로서 좋은 거니까.
① 김해 생림면 백학마을 - 여차리 - 여덟말고개 - 왼쪽 들머리
② 무덤 - 산불초소 - 바위지대 - 무명봉 - (왼쪽) - 석룡산 정상 - (왔던 길 되짚어 하산)
■ 빠른 걸음으로는 1시간 반이면 원점회귀가 가능한 코스다. 우리는 얼마나 걸렸냐고? 묻지를 말어~.
산 가면서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도 가슴 깊이 느껴보고, 낮은 곳에 숨어서 핀 들꽃도 들여다보고, 저 멀리 하늘도, 구름도, 산자락도...볼 게 너무 많으니. 얼마 만에 다녀왔다는 얘기는 하덜 말어~
석룡산 가는 길도 호젓하니 참 좋은데, 아래쪽 돼지 축사에서 나는지 괴이한 냄새가 계속 떠돌고, 그 때문인지 깔따구 떼가 정상까지 기승이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하냐고?
- <정답> : "무시!"
△ 무척산 오를 때 왔었던 김해 생림면 여덟말고개. 왼쪽이 석룡산 방향이다.
△ 펜스에 가득 붙어 있는 표지기들. 그 속에 울 표지기도 있는디, 찾아 볼테여?
△ 고개에서 왼쪽으로 꺾어들어 바로 오른쪽이 들머리다.
△ <애기나리>. 일요일 가지산 갔을 때에만 해도 잎이 뾰족뾰족 고개 내밀고 있었는데, 여기가 낮아서 그런지, 꽃이 필 시기가 된 건지...
△ 세상에...하고 몇 걸음 내딛었더니, 길 양쪽 풀 숲 전체가 애기나리 군락이다. 지천이다~
△ 한꺼번에 꽃 세 송이가 달린 모습. <큰애기나리>와 <애기나리>의 구분이 어렵다.
이론상으로는 암술대와 수술대의 길이가 비슷하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면 <큰애기나리>라는데, 그러면 이건 <큰애기나리>인가?
△ 덜꿩나무도 꽃망울이 맺혀, 머잖아 꽃을 피우겠네.
△ <큰구슬붕이>. 이것도 애기나리와 마찬가지로 헷갈린다. 구슬붕이는 다섯 갈래로 갈라진 꽃받침갈래가 젖혀지고, 큰구슬붕이는 꽃을 바쳐주며, 큰구슬붕이는 잎과 줄기에 자줏빛이 돈다.
△ 산불초소. 올라 갈 때에는 신발만 보이더니, 내려올 때 보니, 산불감시원이 문을 열고 말을 건넨다.
어제는 날씨가 더 더웠다면서...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얼마나 외롭고 무료할까.
△ 산불초소를 지나니 낮은 산 같지 않게 바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오매, 좋은 거~
△ 철쭉이 벌써 꽃을 피웠다. 분홍색, 흰색에 가까운 분홍색...
떨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꽃잎이 아직 싱싱해서, 땅바닥이 아니라 풀 위에 떨어졌으면 그 꽃인 줄 알겠다.
△ <쪽동백나무>도 꽃망울이 터지려 하고...여린 잎이 보드레하다.
△ 무명봉(470봉). 오던 방향에서 왼쪽으로 가야 석룡산 정상이다.
△ 최남준 님의 붙여 놓은 간이 팻말에 누군가가 <석류봉>이라고 적어 놓았다.
△ <이스라지>, <산앵두>라고도 한다. 코스장님이 어릴 적 보았던 <이슬>이 꼭 요롷게 생겼다면서 앵두같은 열매가 여는데, 약간 씁쓰레하기도 하고...하기에 ' 민간에서 부르던 이름이니까 <이슬>은 아닐거야.'했는데... <이스라지>, <이슬>. 뭔가 연관성이 느껴진다. ㅎㅎ
△ <석룡산> 정상 직전. 거의 꼭대기 능선에 이르렀다는 느낌이 들 즈음 길이 양쪽으로 나있는 게 보이는데, 표지기는 오른쪽에만 있다. 표지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제껏 걸어오던 분위기로 봐서도 오른쪽이 맞는 것 같아서 가보았더니 정상이 맞다.
정상에 갔다가 내려오는데, 산님 한 분이 올라오기에 인사를 주고 받고...우리는 저 지점에서 왼쪽으로 가면 올라오다가 만났던 갈림길과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왼쪽으로 들어서려는데, 그 분이 그리로 가면 안된단다. 가면 길도 없고 고생만 한다고...우리가 가만히 서있으니, 본인도 헤매보았다고 한 마디 덧붙인다.
예전 같으면 '예~' 하고는 나중에 알바하더라도 갔겠지만,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왔던 길을 되짚어 가기로 한다. ㅋㅋ
△ 석룡산 정상. 역시 최남준님의 간이팻말이 우릴 반긴다.
산님들! 울 표지기 매어 놓은 거, 밉게 보고 잘라내지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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