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 9. 13.(일) 대운산 도토리 능선... '똘망똘망'한 도토리를 두고 그냥 갈 순 없잖아~
① 웅상초등학교 - 웅상성당 - 시명사 못미쳐 오른쪽 산길 - 계곡 건너 - 지능선
② 안내판 - 삼거리 이정표 - (오른쪽) - 시명산 - (돌아나와) - 사거리 이정표 - 불광산 - (돌아나와)
③ 지능선 - 전망바위 - 오르막 - 대운산 정상 - 헬기장 - 안부사거리 - (왼쪽) - 이정표 - 계곡 건너 오른쪽
④ 계곡 따라 - 시명사 - 원점회귀
■ 산에서 해먹고 싶은 게 몇 가지 있었다. 산에 먹으러 가냐고 흉봐도 꼭 해보고 싶었다. 처음엔 산에서 라면 한번 먹어봤으면...하던 게 버너(버너가 발명한 게 버너? ㅋㅋ)를 갖고 다니게 되면서 삼겹살, 지짐, 수제비...오늘은 드뎌 지짐을 준비했다. 정구지+새우살+홍합을 부침가루로 반죽하여 통에 담아가는데 얼른 점심때가 되었으면 싶을 정도로 맘이 설렌다. 마치 처음 먹어보는 것처럼. 산에서 함 먹어봤어? 안 먹어봤으면 말을 말고오오~~
△ 웅상성당 맞은편 마을길로 들어선다. 입구에 시명사, 청룡사 안내판이 붙어 있고, 저 멀리 <대운산> 정상도 보인다.
△ 다리를 건너고,
△ 소공원 앞에 울가마를 주차하고,
△ 이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 산길로 들어섰다.
■ 시명산 아래 무덤으로 벌초간다는 두 분을 따라가다가 놓칠 무렵, 계곡 근처에서 저멀리 앞서가며 무얼(도토리?) 주우며 올라가던 여자분들이 우리를 돌아보며, 자기들은 이 마을 사람들인데 자기들 쪽으로 오면 길이 없으니 안된다 내려가라 하기에 우리는 대운산이 아니라 시명산 간다고 하니 계곡 건너 올라가면 많이 걸어서 시명산으로 갈 수는 있다고 한다.
" 치이, 자기들 가는데 따라가는 게 싫어서 저러지 뭐."
" 뭘 귀한 걸 줍는 모양인데?"
어쨌든 그 말이 못미덥지만, 무시하고 따라가기도 그렇고...해서 일단 계곡을 건너 표지기들이 있는 왼쪽으로 가보기로 하고, 상수도 보호 차원인지 오래 된 철조망이 드문드문 보이는 바위들을 건넜다.
△ 오래된 안내판이 하나 나타난다. 누군가가 정상 옆에다 <시명산>이라고 적어 놓았지만, 우리는 안 믿었다. 대운산이지 무슨 시명산이야. 그러면서도 이 길을 계속 간 이유는 원래 계획대로 시명산부터 갔다가 대운산으로 가나, 대운산으로 올랐다가 시명산으로 내려오나 별 문제될 건 없으니...
* 결론적으로는...우리가 지도에서 들머리 지점을 오해한 것이다. 출발점에서 보았을 때 시명산으로 바로 올라서는 능선 오른쪽 계곡을 왼쪽 계곡으로 착각한 것이지.
△ 우리가 올라가는 능선을 일명 '도토리능선'이라고 명명하노라!
도토리가 월매나 많은지 도무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한 발짝 떼기가 무섭게 곳곳에서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올려다 보고 있는 도토리들! 내려오면서 줏어보니, 그래도 도토리는 올라가면서 줏어야겠더라고. 내려올 때는 허리를 구부리면 몸과 배낭이 앞으로 쏠려서...
에공. 모두 일거리네. 인제 한 봉지나 되는 도토리 말려서 껍질 까고, 갈아서 앙금 가라앉혀서 가루 만들고, 묵 쑤고, 막걸리와 함께 ~
△ 잠시 전망바위에서...
△ 대운산 아래 안부사거리로 이어지는가 했는데...고갯마루에 올라서버렸다. 근데 이게 뭔 조화람?
대운산은 왼쪽으로 그것도 2.1km라고?
△ 돌아서니 시명산(4분)과 불광산(8분)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그래, 지도상에 점선으로 표시된 능선으로 잘 올라온 거다. 산길 들어설 때의 현 위치를 정확히 몰랐기 때문에 생긴 오차. 시명산이 여기서 4분이라니 다녀와야지. (*나 같이 어름한 사람에게는 킬로미터보다는 소요시간을 알려주는 게 금방 와닿는다 ㅋㅋ)
△ 시명산까지는 4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시명산> 정상석.
△ 잡목들에 가려 전망은 별로다. 정상석을 등지고 해운대 C.C.와 함께 달음산도 보인다.
△ 이정표가 있던 삼거리에서 불광산 방향으로 내려서면 다시 이정표. 직진하면 불광산, 대운산은 왼쪽이다. 근데 이상한 건, 이정표의 표시가 불광산에서 내려오는 방향으로만 되어 있다는 점이다. 시명산 쪽에서 보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이정표다. 왜일까? 장안사 쪽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위해 세웠다는 것이지.
△ 노린재나무의 열매. 푸른빛이 돌아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 이정표를 한 번 더 만나면...
△ 곧 <불광산>이다.
△ 불광산 아래 이정표로 되돌아와서 오른쪽으로 들어서서 10분 정도면 소나무가 멋진 전망바위.
△ 저멀리 천성산이 보인다. 계곡 입구 시명사에서 출발하여 계곡 오른쪽으로 올라 시명산, 불광산, 대운산을 거쳐 계곡 왼쪽으로 내려서는 것이니 부채꼴 산행로다.
△ 천성산 오른쪽으로 정족산이, 그 너머로 신불산과 영축산도 흐릿하지만 확인된다.
■ 점심 먹는다고 한참을 놀았다. 쬐그만한 코펠 후라이팬에 지짐 한 판 구워 나눠 먹고, 또 굽고...먹어도 먹어도 맛있다. 지나가는 산객은 고소한 기름 냄새에 월매나 묵고 싶으며, 또 못먹는 자기 신세를 한탄했을꼬.ㅋㅋ
자연산 미역으로 끓인 미역국도 맛있고, 커피도 맛있고..
△ 바위에 구멍이 뚫려 있다. 나무도 아닌 것이...
△ 쉼터.
△ 지짐 굽고, 미역국 데워서 점심을 너무 맛있게 먹은 탓일까? 아니면 평소처럼 점심 후 휴식 없이 바로 걸었기 때문일까? 아랫배가 콕콕 쑤시는 게 괴롭다. 가스가 꽉 찬 느낌이 들어서 트림이나 핵 실험을 하면 괜찮을 듯도 한데 도무지 기미도 없고... 너럭바위를 찾아 잠시 누웠는데 둘다 나온다. ㅋㅋ
정신 좀 차리고 보니 쪽동백나무 열매가 눈에 띈다. 얼른 한 컷! (인제 살 만한 갑네?)
△ 10분쯤 올라서면 돌무덤.
△ 곧이어 편편한 무덤. 무덤가에 나무로 나름 경계를 지어 놓았다. 오른쪽 숲에서 놀던 사람들이 나오면서 괜히 말을 건다.
"누구 무덤인지 아요?"
" ..."
" 배씨 무덤이지."
어떻게 알았을까? 묘비도 없고, 아무런 흔적도 없는데. 그래, 자기가 배씨인 모양이지.
△ 10분 정도 더 가면 <대운산> 정상이다.
△ 정상을 보호하기 위해서인지, 나무 데크를 놓은 것도 괜찮으나, 정상석을 데크 중앙에 솟게 만들어 놓은 것은 왠지 어색하다. 정상은 그냥 두고 사방으로 계단만 만들어도 됐을 듯한데...
△ 정상석이 크기만 한 것이 아니라 두께도 엄청나서, 어른 두 사람이 팔을 벌려야 될 정도라나..
△ 하드 장수가 있어 하나씩 물고 바다쪽을 바라본다. 현지에서 필요한 물품을 조달해가며 하는 여행을 공정여행이라고 하던데, 우린 공정 산행을 하고 있는 건가?
비싸다 원망말고 산에 가면 오뎅도 사먹고, 동동주도 사먹고, 라면도 사먹자!
△ 안부사거리를 향해.
△ 모처럼 예쁘게 핀 <엉겅퀴>
△ 전망바위에서... 비로봉 능선 너머 볼록볼록한 게 뭐지...했는데, 천성산 공룡능선의 일부다.
△ 나무 뿌리는 얼마나 뻗어 나갈까?
△ 안부사거리. 직진하면 웅상마을로 내려가긴 하나 삼호리로 가게 되고, 우리는 왼쪽으로 꺾어 명동마을로 향한다. 이정표에는 장안사(시명산)이라 되어 있어 혼란스럽다. 물론 갈 수는 있지만, 이런 곳에서는 오히려 <시명사>를 먼저 표시해주고, 장안사나 시명산도 표시해주는 게 맞지 않을까?
△ 10분 정도 내려서면 다시 이정표다. 시명사로 가려면 이정표 지나 계곡 건너자마자 아래 오른쪽으로 꺾어야 한다.
△ 때죽나무의 열매. 쪽동백과 비슷하나 크기가 약간 작고, 끝이 뾰족하다.
△ 사방댐을 만들어 놓았는데, 물이 썩어가는지 색깔도 검고 지나는데 야릇한 냄새도...
△ 시명사 경내. 멀리 바위에 '마애석불'이 보이는데, 규모는 아주 작다. 오히려 바위 앞 나무가 훨씬 더 눈길을 끈다.
△ 7번 국도에서 올려다본 천성산. 우리가 갔었던 '하늘릿지'가 선명하고, 미타암과 법수원도 보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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