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 9. 28. (일) 네 발로 오른 에베로릿지...그리고 어김없는 '만큼'의 법칙!
경부 고속도로 서울산IC - 가천리 - 장제마을 녹수가든 - 연수시설 - 과수농가 - 이정표 - (왼쪽) - 금강폭포 -에베로릿지 - 영축산 - 아리랑릿지 우회로 - 이정표 - 원점회귀
① 경부 고속도로 서울산IC - 삼성SDI - 작천정 직전 삼거리 - (좌회전) - 진영상회 - (왼쪽)
② 강남빌라 - 산쪽 - 장제마을 회관 - 연수시설 - 과수농가 - (왼쪽)
③ 출입통제구역 철문 옆 철망 따라 - 양철 이정표 - 직진(오른쪽은 아리랑릿지 들머리) - 이정표 - (왼쪽)
④ 계곡 건너 안부 - 움막 - (왼쪽) - 금강폭포 - 되돌아나와 - 릿지구간(4번?) - 신불평원 - 영축산
⑤ 신불평원 - 암봉 - 아리랑릿지 우회로 - 가급적 오른쪽 길 - 출입통제구역 근처 양철 이정표 - 원점회귀
■ 오늘로서 가지산, 운문산에 이어 영축산도 사방에서 오르는 십(+)자 산행을 완성한 셈이다. 벼르고 벼르던 릿지 산행일. 산행기마다 초보와 여자는 무리라는 얘기가 있어 안 그래도 마음 한 켠엔 두려움이 남아 있는데, 마악 발출하는 데 차창에 빗방울이..비가 오면 바위가 미끄러울텐데 하는 생각에 코스를 바꾸자고 해야 하나...고민된다. 가는 내내 간혹 빗방울이 뿌려 마음 무겁게 하더니, 막상 장제 마을 회관 지나 연수시설 아래 묵은 논에 주차를 했을 때는 해가 나지는 않았으나 비는 그친 것 같다. 벌써 차 몇 대가 주차해 있고, 어떤 남자분이 와서 부산일보 산&산 지도를 꺼내들고선 말을 건다. 친절하신 코스장님은 우리도 처음이지만 아무래도 에베로릿지로 올라가서 아리랑릿지로 내려오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조언해주신다. 시멘트 임도 오르막을 올라가면서 과연 내가 갈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이다.
△ 시멘트 임도를 따라 올라서면 오른쪽에 연수시설, 왼쪽엔 과수원이 나오고 흙길로 바뀐다.
△ 잠시 후 빨간 철문의 과수농가가 나타나면 왼쪽으로 들어선다.
△ 잎맥이 특징적인 <산수유나무>, 11월 쯤이면 열매가 붉은색으로 익는다. '성탄제'시에서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위해 눈을 헤치고 따오던...
△ 모퉁이를 돌아서면 재미 없는 흙길이 이어진다. 가시철망이 군부대 구역을 따라 계속되고, 철문이 보인다. 공휴일이라 그런지 문이 열려 있다. 문을 통과해서 포 사격장으로 가면 금강폭포로 바로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처음이라 자신이 없고 굳이 탄피가 흩어져 있다는 부대 안을 통과하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어서 직진.
△ 제법 큰 잔돌이 뒤섞여 있는 길을 가다 보면 양철 조각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직진은 '금강폭포', 오른쪽은 '신불산'이라고 흐릿하게 적혀 있다. 사실 올라갈 때는 제대로 못보고 지나쳤는데, 아리랑릿지 우회로로 하산하고서 발견한 것이다.
△ 억새와 구절초가 뒤섞인 길을 조금 더 가다보면 또다시 양철 이정표를 만난다. 이번에는 좀더 선명한 글씨로 왼쪽은 금강폭포, 오른쪽은 신불산이라고 되어 있다.
■ 비슷하게 출발한 팀들은 벌써 저 멀리 올라가버리고, 다급해지는 마음을 억지로 추스리며 걸어가는데 세 살도 안되어 보이는 어린 아이를 등에 지고 가는 젊은 남자가 일행 세 명과 지나간다. 괜히 불안하다. 아마도 우리처럼 에베로릿지 코스인 모양인데, 아무리 조심한대도 무방비 상태의 아이가 괜찮을까...쟤는 크면 산을 좋아하게 될까?
△ 계곡을 하나 건너고, 시야가 트였을 때 정면으로 보이는 에베로릿지. 화살표는 내려와서 올라간 경로를 추정해 본 것이다.
△ 계곡을 지나 산허리를 감아서는 느낌으로 지나오니 평평한 안부가 나타난다. 에베로릿지를 개척할 때 사용한 야영장이란 말도 있고...금강폭포를 보려면 갔다가 다시 이곳까지 되돌아 나와야 한다.
△ 얼마나 장관이었으면 '금강'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만...현재는 수량이 아주 적어 멀리서는 물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물맛은 따봉! 우리는 물이 모자랄까봐 한 병 채우고 나왔다.
△ 금강폭포에 들렀다가 아까 그 안부로 되돌아 나와 급경사 오르막을 지나자 본격 릿지구간이다. 2단계로 되어 있고 둘다 밧줄이 있다. 몸풀기 코스라고나 할까...그다지 고난이도는 아니다. 내가 무난히 오를 정도이니.
△ 마주 보이는 2번 째 릿지 구간. 어떤 여자분이 오르면서 "내가 미쳤지. 여기를 왜 왔을까? 좋다 캐서 왔더니만..." 중얼거린다. 하지만 그것만이 진심이 아님을 잘 안다. 그것보다는 짜릿함, 뿌듯함이 더 많을테지. 우째 그리 잘 아냐고? 사람 맘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어?
△ 되돌아 본 2번 째 릿지 모습. 올라서자 마자 소나무 두 그루가 보이고, 칼바위 형태의 암릉구간을 지난다. 하지만 암릉 오른쪽에 좁지만 길이 있어 심리적으로 제법 안정감을 주어 무서움은 덜하다.
△ 2번 째 릿지의 모습. 오를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되돌아서서 그 높이를 보라! 아찔, 그 자체이다.
△ 3번 째 릿지의 모습. 직벽에 가까워 상당히 까다롭다. 밧줄은 앞쪽에 매어져 있었으나, 코스장님이 꼼꼼히 살펴보시더니 오른쪽으로 돌아서 올라가잔다. 팔 힘이 부족하여 매달리는데 힘은 들었으나 앞쪽 밧줄보다는 오히려 안전한 느낌이다.
△ 오늘따라 단체 산행팀이 많아 떠밀리듯 올라오는 바람에 저 풍광 좋은 곳에 앉아보지도 못했다.
△ 바윗돌 투성이인데 그 척박한 땅에 발 붙이고 깔끔하고 선명한 꽃을 피운 <쓴풀>
△ 이후는 암릉 구간이지만 직전처럼 위험하지는 않고 무난하다. 사실상 릿지 구간은 끝. 시야가 트인 맞은 편쪽에 아리랑릿지, 쓰리랑릿지...바위군이 멋지다.
■ 저쪽 아리랑릿지에 자일을 몸에 감고 암벽등반을 하는 이들의 모습이 꽤 많다. 이렇게 잠깐 바위를 타고 올라서도 기분이 짜릿한데, 저 사람들은 오죽할까? 어느 산행기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산악회에서 회장 재목을 골라 등산학교에 보내면, 암벽 등반에 빠져 되돌아 오지 않더라고...
△ 전망대에서...
△ 곧 신불평원이다. 왼쪽은 영축산, 오른쪽은 신불산이다. 억새가 벌써 멋진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 신불평원에서...<산부추>. 마치 연보랏빛 폭죽을 터뜨린 듯 자태가 아름답다.
△ 영축산 정상에서...정상석을 마주보고 9시 방향. 올록볼록 특징적인 오룡산이 보이고 그 오른쪽에 무명봉.
△ 무명봉 오른쪽에 채이등, 함박재, 이어서 함박등
△ 영축산 정상석. 아무리 봐도 돌이 너무 큰 느낌이다. 게다가 받침돌은 더 투박하여 정상석의 값어치를 외려 떨어뜨리는 듯.
△ 정상석 뒤로 저멀리 재약산과 천황산이 보인다.
△ 재약산 왼쪽 능선 너머로 흐릿하지만 비스듬이 각이 진 화악산과 둥그스럼한 남산. 남산정 촬영하러 다시 가야할텐데...ㅋ
■ 영축산 정상 아래 바위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큰 바위 뒤라 적당히 바람도 막아주고 등받이도 되고...갑자기 시야가 흐려지면서 구름이 가득하더니 기온이 금방 뚝 떨어진다. 커피를 한 잔했지만 안되겠다 싶어 배낭을 꾸리고 일어서려는데 두 사람이 우리가 앉았던 바위 쪽으로 온다. 그 중 한사람이 눈 아래 펼쳐진 에베로릿지 구간을 보며 얘기한다. "저기를 정말 우리가 올랐단 말이가?"우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장대소를 한다. 불과 몇 분 전에 우리도 똑 같은 말을 주고 받았으니..사람 맘은 다 거기서 거기. 우린 모두가 보통 사람...
△ 영축산 정상 아래에서...노란 선이 우리가 올랐던 에베로릿지, 저 멀리 파란 원 안이 아리랑 쓰리랑릿지
△ 큰 암봉을 돌아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전망바위와 함께 아리랑릿지 우회로가 나타난다.
■ 전망바위 지나자 마자 급경사 바윗길. 내려서면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가면 능선따라 가천마을로 내려서게 될까봐 가급적 오른쪽 길을 택했다. 곧바로 다시 전망바위가 나타나고 흐릿한 급경사길이 보이는데, 이번엔 아무래도 쓰리랑쪽으로 내려서게 될까봐 아까 갈림길로 되돌아 가던 중 새로운 오른쪽 길(내려오는 방향에서는 왼쪽)을 만나게 되어 그리로 빠진다. 결코 만만하지 않은 길이다. 하긴 산에 오면 어김없는 '만큼'의 법칙! 아까 그만큼 급경사 오르막이었으니 내리막도 급경사일테고 아니면 완만하나 끝도 없이 먼 길이 나와야 맞지. 게다가 천 고지 산인데...
△ 길을 잘못 들었는지 아무리 우회로이지만 가끔 아리랑릿지의 모습을 보면서 우회해야 제 맛일텐데, 아예 보이지 않는다. 대신 맞은편 에베로릿지...우리가 올라간 길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잘 모르겠으나...대충..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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