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7.5.(토) 쉬임 없이 흘러내리는 땀방울, 쉬임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
석골사-다리 옆 철조망-계곡-잇따른 전망바위-암벽-청송사씨 무덤-천길바위-함화산 표지석-운문상 정상-이정표-암벽-927봉-딱밭재-상운암계곡-동굴-석골사 원점회귀
① 신대구고속도로 밀양 IC-원서리-석골폭포-석골사 입구 다리 오른쪽 철조망-계곡
② 무덤 2기-전망바위 3-암벽-청송사씨 무덤-얼음굴 갈림길-(직진)-사거리-(직진)-함화산 표지석
③ 운문산 정상-이정표-암릉구간-로프-927봉-딱밭재-(왼쪽)-계곡
④ 동굴-이정표2-(대비골 계곡)-이정표-석골사-원점회귀
■ 네 번째 운문산 산행이다. <구름문(雲門)>이라는 산의 이름에 걸맞게 오늘은 계속 구름이 가득하여 조망이 별로라 지리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아쉬웠다(물론 못 맞히면 어쩌나 맘 졸이지 않아도 되니 다행인 마음도 쬐금은 있고..ㅋ). 폭염주의보가 내렸더다니 오르는 내내 흐르는 땀들로 눈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흐리다기에 용감하게 선크림도 안 바르고 반팔 소매를 입고 나섰더니 두 팔은 거의 화상 수준이다.
이제는 등산 준비가 거의 몸에 익어 매뉴얼화되었다면서 자랑했는디...등산 지도도 있고, 물도 충분하고, 카메라도 있고...아차! 장갑이 없다. <징굼이 맹추!>
△ 석골사 입구, 작년에 매어둔 울 표지기가 아직 건재하다. 그 옆에 새로 만든 노란색 표지기를 하나 더!
△ 석골폭포 바로 위 계곡 너머가 운문산 서릉 들머리다. 석골사 직전 다리 오른쪽으로 철조망이 쳐져 있는데, 끝 부분 바위 아래로 내려서서 계곡을 건너고, 맞은편 산자락으로 들어선다.
△ 들어서자 마자 곧바로 바위들, 제법 경사는 있으나 로프가 필요할 정도로 험하지는 않아서 오르는 데에 별 어려움은 없다. 처음 만난 전망바위에서...수리봉이 보이고, 흐리긴 하나 그 오른쪽 뒤에 문바위도 보인다.
△ 멀리 팔풍재와 그 오른쪽에 범봉도 보인다. 지난번 산행에서는 범봉이 주능선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 헤매느라 확인하지 못한 아쉬움이 새삼...
-- 범봉이 운문지맥 주능선이니 '범봉이 927봉에서 약간 휘어져 있어'라고 해야 맞음
(코스장의 한 말씀, 어흠!)
■ 바위를 지나면 잔돌이 별로 없는 흙길이라 걷기 좋다. 물론 여전히 된비알이지만 미끄럽지 않고 가끔 바위가 나오니 심심하지 않고, 원적외선을 원도 한도 없이 쬘 수 있어 좋은데다 전망대가 있어 쉬어 가기도 좋다. 전망이 멋지다고 했는데 날씨가 흐려서 사진빨은 안받는다. 그래도 오르는 방향으로 오른쪽에 수리봉, 저 멀리 문바위, 사자바위봉도 확인된다.
△ 청송사씨 무덤가에서 만난 올해 첫 원추리. 무덤이 주로 양지바른 곳에 있어서일까, 가리는 것 없이 틔어 있어서일까...무덤가에는 이런 원추리, 나리꽃, 둥굴레 등이 많다.
△ <미역줄나무>. 코스장님도 아~주 당연한 듯이 다래라고 하면서 올해는 꼭 다래맛을 봐야 할텐데...했다 ㅋㅋ. 잎이 아주 비슷하게 생겨서 꽃이 없으면 영락없이 다래로 착각할 만하다.
△ 우리가 걸어온 능선.
■ 청송사씨 무덤을 지나면 다시 가파른 오름길이다. 날씨는 얼마나 더운지 땀이 연방 흘러내린다. 목구멍에서는 뜨거운 숨이 올라오고... 그런데 갑자기 왼쪽 계곡 쪽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 온다 싶은데, 확인해보니 제2의 얼음골로 유명한 얼음굴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갈림길이다.
암릉 구간...끝 부분 암봉에 몇 사람이 서 있다. 저기가 부산일보 산행팀이 말하던 <천길 낭떠러지>인가? 맞는갑다. 올라서서 오금 저려가며 조심조심 아래를 내려다 보려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 암릉구간 끝에 솟은 낭떠러지. 막상 그 위에서는 아래가 보이지 않더니, 지나와서 올려다 보니 온몸이 저릿저릿...실감난다.
△ 울산한우리산악회(온라인 산악회)가 지난해 5월에 세웠다는 함화산 표지석이다. 부산일보 <산&산> 산행기에는 그 정당성에 대해 의문이 간다며, 밀양문화원 발간 밀양지(1987년판·5P)는 "운문산을 함화산이라고도 부른다"라고 밝히고 있다.
△ 정상 근처에서 만난 화려한 분홍빛의 <좀조팝나무>
■ 정상 못미쳐 안부에 대규모 산악회가 아예 자리를 폈다. 어디서 구했는지 가스버너 위에 얇은 돌조각을 얹어 기름을 빼가며 삼겹살을 구워내고, 동동주며 소주병이 지천이다. 지나가는 산꾼들은 군침을 흘리고...넉살좋은 사람은 슬쩍 끼어 앉아 고기 몇 점에 소주까지 얻어 마시고 간다. 내가 봐도 맛있어 보인다!!
△ 운문산 정상석. 공식 높이가 1,195m지만, 표지석에는 아직 1,188m로 표시되어 있다.
△ 정상석을 등지고 서서 9시 방향으로...뾰족한 가지산, 그 앞쪽으로 암봉이 두드러지는 가지북릉, 그 너머 상운산의 모습이 보인다.
■ 정상 근처 나무에 매어 두었던 우리 표지기를 발견, 눈물 나도록 반갑다. 새 표지기도 하나 더 달았다
(물론 표지기를 매는 사이에 나는 적군에 대해 교란작전을 펴고..ㅋ). 정상 지나 운문북릉쪽 길 입구에도 표지기가 남아 있다.
△ 길에서 약간 비껴 선 전망 바위 옆에서 점심을 먹는다. 돌 위에서 지글지글 하던 삼겹살이 눈앞에 어른거리지만...대신 우리는 부추김치전+소주. 멀리 독수리바위가 보인다(노란 원). 운문북릉으로 오를 때 왜 독수리 바위라고 했을까, 머리 부분이 독수리를 닮았네...했는데 여기서 내려다 보니 영락없이 독수리 모양이다.
■ 갈림길에서 왼쪽 아랫길로 가면 암릉을 우회해 가는 길인데, 우리는 직진. 앞에 예닐 곱명의 남녀가 암릉을 내려가고 있다. 한참 걸리는 걸 보니 괜히 걱정된다. 암벽이 얼마나 고난도기에 저리도 못내려가남...?
어차피 한 사람씩밖에 못 내려설 것이라 보고, 우리는 직전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우리가 올랐던 능선을 바라보며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너무 지체되는 거 같아 눈치를 보니 서로 농담 따먹기도 하고 손도 잡아 주고 엉덩이도 받쳐주고...그런다고 시간 다 보내는 거 같다.
△ 우리가 올랐던 운문 서릉 능선, 원 안은 상운암이 있는 곳으로 보인다.
△ 제법 가파른 로프구간. 오를 때에는 그다지 힘들다 생각 못했는데, 내려설 때는 뒤가 보이지 않으니 조금 움찔거려진다. 하필이면 오늘따라 장갑도 없네..
△ 암봉을 내려서서 거의 외길을 따라 10분 정도면 927봉(119 긴급 연락처 표지판 있음), 다시 15분 정도면 딱밭재. 우리는 계곡(석골사) 쪽으로 내려섰다.
■ S자 모양으로 빙빙 돌아가는 길이 계속된다. 물소리가 들려서 보니 바닥이 들여다 보일 정도로 깨끗한 계곡물이 유혹한다. 그냥 갈 순 없잖~아 ♪♬ . 세수도 하고, 등목도 하고.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다. 물이 얼마나 시원한지 발을 담근 채 1분을 견디기가 힘들 정도.
△ 대비골을 건너면서...특이한 수피 덕분에 금방 알아볼 수 있는 <노각나무>, 꽃은 처음 보았네...
30분 정도 걸었을까 비닐 천막을 쳐 놓은 동굴이 보인다. 살짝 들여다 보니 아궁이까지 만들어져 있고, 옆에는 나뭇단이 차곡차곡 쌓여져 있는 걸 보니 누군가가 기도장소로 쓰고 있는 듯. 외길따라 40분 가량 걸어서 석골사로 향한다. 억산 갈림길에 입구에서 예전에 매어 두었던 표지기 발견! 2006년 분홍 리본(억산)+2007년 보라 리본(운문산)+2008년 노랑 리본.
<산행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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