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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ㅂ,ㅅ,ㅇ,ㅈ

설악산 울산바위(873m) - 권금성

by 참 좋은 당신 2008. 1. 29.

*2008.1.25.(금)-1.26.(토)  설국은 있더라...

① 건천 - 7번 국도 - 평해 월송정 - 삼척 해신당 공원 - 속초

② 설악동 매표소 - 청동불상 - (신흥사) - (안양암) - (내원암) - (계조암) - 흔들바위 - 울산바위 - 하산 - 권금성 케이블카 - 덕구온천     *(  )는 내려오면서 들름

 

  이번 겨울 여행은 편안함과 느긋함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로 정하리라 맘 먹었지만, 물망에 오르는 후보지엔 어김없이 '산'이 들어가 있다. 당연한가~?  해가 짧은 겨울철인데다 아직은 산행이 익숙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여 설악산과 지리산 모두 정상까지는 무리라 판단하고, 설악산 울산바위를 목표지로 결정. 게다가 올라가는 내내 푸른 동해바다를 볼 수 있고, 난생 처음 케이블카도 타는 보너스까지!!

  가마 좋지, 기사 좋지, 경치 좋지... 영양죽을 한 모금씩 해가며 설렘 가득한 가슴을 안고 출발. 월송정에 도착하니 아직은 이른 시각인지 사람들이 거의 없다. 월송정 너머 백사장과 거친 파도, 포말이 멋지다.

  삼척을 지나다보니 신남항에 해신당 공원 팻말이 눈에 띈다. 입구서부터 심상치가 않다. 굴비 엮듯 남근 목각을 주르륵 엮어 주렁주렁 달아 놓았다. 민망해서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워밍~업. 중앙계단에 터억 하니 자리잡은 건 대형 남근 조형물, 그 위에는 대포 형상으로 만들어 아래 위로 움직이게 만들어 놓았다. 눈 돌리는 곳마다 남근 모양 아닌 게 없다고 보면 된다. 난간을 잡으니 그것도...쉴 만한 의자가 있어 보면 그것도... 십이지신상도...ㅋㅋ. 하지만 공원을 둘러보고 나올 때쯤이면 별 느낌이 없다. 조금 거시기한(?) 느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애바위 전설을 소재로 하여 테마가 있고, 어촌민속박물관도 나름 신경쓴 전시물들이 많아 입장료가 아깝지는 않다. 특히 저멀리 바다 한가운데 '애바위'에 애랑이의 모습을 한 조각물을 세워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인 듯...

 

* 월송정(越松亭), 越자가 특이하다                       * 월송정 너머 바닷가

 

 

* 남성 상징과 하트 모양의 조화                            * 십이지신상...하지만 자세히 보라!

  

  속초에 도착하여 미리 찜해둔 '88생선구이집' 위치를 확인한 다음 내일 산행할 설악동 매표소까지 사전답사. 이제 청초호를 바라보며 저녁. 생선구이 모둠 정식이다. 석쇠로 구운 것이라 기름이 빠져서 먹을 만하다. 나와서 전국에서 유일하다는 '갯배'도 타보았다. 왕복 400원. 하긴 배 가운데 있는 쇠줄을 갈고리로 당겨야 배가 움직이니 결국 내 손으로 배를 부리는 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지금이 속초 '불축제' 기간이란다. 숙소에 들어와서는 창밖의 야경을 즐기며 분위기 있게 와인잔도 기울여보고..

 

* 청초호 다리(아직은 미완성)                              * '갯배' 모습

 

  양반 전복죽으로 해장하고, 어제 미리 봐둔 설악동으로... 매표소 도착하니 어디서들 모였는지 사람들이 와글와글하다. 케이블카가 있어서인지 젖먹이까지 따라나서 유원지를 연상케 한다. 바닥에는 눈이 제법 쌓였으나 오늘은 아이젠이 있으니 암 걱정 없다. 등산화만 신고 가지북릉 로프도 탔는 걸. 역시 지옥훈련을 거쳐야 귀신 잡는 해병이 되는 법.ㅋㅋ

  신흥사 앞에서 아이젠을 신고 본격적으로 눈길을 걷는다. 미끄러지지는 않으나 아무래도 온몸과 마음이 눈에 적응되지 않아 용을 써서 그런지 다리도 팍팍하고 피로가 빨리 오는 것 같다. 계조암에 도착하고 보니 맞은 편 바위 옆에서 사람들이 사진찍느라 정신 없다. 설마~했는데, 흔들바위가 맞단다. 매점처럼 생긴 가게 앞 벤치에서 주인 눈치보며 뜨끈한 녹차 한잔. 누구 아이디어인지 차암 돋보여요!

 

* 입구의 청동좌불                                              * 입구에서 바라본 울산바위

 

 

* 눈을 이고 서 있는 내원암 입구 여래입상             * 계조암과 흔들바위

 

  본격적인 등산로를 따라 계속 눈을 헤치며 올라간다. 평소라면 넓게 정비된 길이겠으나 눈이 많아 겨우 한 사람이 통과할 정도라 비껴 지나가기가 쉽지 않다. 옆으로 비켜주려고 한 발 내딛으니 무릎까지 빠진다. 3,40분 걸었을까? 바로 머리 위에 울산바위의 위용이 보인다. 그런데 사람들이 바로 아래에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모습이 뭔가 심상찮다 싶었는데, 정상 부근 눈을 치우느라 방해되니 더 이상 올라오지 마라는 얘기를 들었다면 대기하고 있단다. 코스장은 그래도 올라가보자고 철계단에 서서 손짓하고, 계단 80여 개쯤 올랐을까, 저 위에서 눈덩이가 툭툭 떨어진다. 성질 급한 몇 사람이 가는 데까지 가보겠다며 올라가더니 결국 안되겠단다. 올라간다는 보장이 있다면 한 시간이라도 기리겠는데...결국 아쉬움을 삼키며 하산 결정.

 

* 울산바위 바로 아래 철계단                                * 국립공원이라 눈치껏 살짝! 울 표지기

 

 

 * 암봉 아래에서 : 왼쪽으로 보이는 달마봉            * 암봉 아래에서 : 정면의 대청봉-중청봉

 

 

* 암봉 아래에서 : 약간 오른쪽으로 보이는 세존봉    * 청동불상 앞에서 본 울산바위    

 

  내려오는 길, 다시 계조암이다. 천연석굴이라는데 공사중이어서 들어가보지는 못하고 대신 입구에 놓인 보시떡을 하나씩 먹고 부처님께 마음에서 우러나온 합장과 인사를 드렸다. 약간 투박한 듯 간간하게 쪄낸 콩 섞인 흰떡이 월매나 맛있던지.. 올라갈 때 지나쳤던 내원암, 안양암, 신흥사를 둘러보고 권금성 케이블카장 옆에서 산채비빔밥. 케이블카는 50명 정원에 5분 간격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난생 처음 타보는 것이라 내심 긴장이 되고 가슴도 울렁거렸다.

  금방 도착. 다시 아이젠을 신고 찻집을 거쳐 권금성 정상 근처다. 지리산처럼 멀리 보이는 산군들 이름표를 붙여 놓아 많이 참고가 되었다. 평소처럼 저 산은 무엇, 무엇...이라며 설명해줄 기회를 놓친 코스장의 표정이 조금 아쉬워 보이긴 했지만... 태극기가 휘날리는 정상으로 올라가보려 했으나 눈얼음이 미끄러워 구경만 했다.

 

* 신흥사에서 바라본 권금성                                * 권금성 정상 아래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근처        

 

 

* 권금성 정상                                                    *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울산바위

  (바위 사이의 눈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자, 어제는 강원도 참소주를 마셨으니, 오늘은 경북 소주를 마시러 덕구로 간당~

 

 <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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