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12.25.(화)
밀양 IC - 상동면 신곡리 - 신곡리 마을회관 - 재실(三慕齋) - 신곡리교회 - 462봉 - 소천봉 - 용암봉 - 통천문 - 548봉 - 밀성박씨,경주최씨묘 - 新오치고개 - 임도 - 신곡리
오늘은 운문지맥 중 지난 번 보두산 - 낙화산 - 중산에 이어 이번에는 중산에서 바라보이던 소천봉 - 용암봉. 양지마을에서 출발하여 종지봉부터 용암봉-소천봉을 거쳐 음지마을로 원점회귀하는 코스가 소개되어 있으나, 주중이니만큼 아쉽긴 하지만 반원을 그리는 코스로 원점회귀하기로 한다.
이번 산행의 최대 수확! 평소 궁금해 하던 주황색 표지기 '그대와 가고싶은 산 / 그리움으로 솟아나고 / 그리움, 보고 싶은 마음!... 준·희'와 정상석이 없는 근교산 정상이면 가끔 만나게 되는 간이정상 팻말(준·희)의 주인공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는 점.
* 국제신문 제2대 산행대장, 건건산악회 회장을 역임한 최남준씨가 주인공으로서 미장 기술을 가진 후배 산악인과 함께 사비를 들여 10여 곳에 산길에 물줄기를 찾아 샘을 만들고 보수해 왔으며, 팻말형 안내판 160여 개를 달았다고 한다. 특히 부인과 사별한 후 자신과 부인의 이름자를 딴 "준·희" 표지기를 만들어 붙임으로써 마음은 항상 부인과 함께 산행을 하고, 혼자서만 즐기는 춤과 노래는 멀리한다는 열부(烈夫)라고 한다.
산행을 하다 보면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산악회 표지기를 만나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가 가는 곳마다 어김 없이 만나게 되면서 시선을 끄는 표지기가 몇 있다. 국제신문 산행팀의 노란색 표지기는 말할 것도 없고, '준·희', '발'모양의 로고가 특이한데다 늘 손이 쉽게 닿지 않는 곳에만 주로 달려 있는 '맨발산악회', '울산五바우', '산도깨비'...그럴 때마다 이 사람들도 어지간히 다니는구나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우리 표지기를 볼 때도 이런 생각을 할까 한 적이 많았다. 지난 일요일 황등산 내려올 때는 부러진 나뭇가지에 달린 '맨발산악회'의 리본을 성한 가지에 옮겨 달아주기도...
신곡리교회 팻말을 보며 오른쪽 오르막길로 들어서자 마자 ‘삼모재’라는 재실이 있다. 그 옆 공터에 주차를 하고 오르기 시작한다. 신곡리교회 오른쪽에 산길이 열려있고 표지기가 가득하다. 산길의 첫 느낌이 참 좋다. 산꼭대기까지 키 큰 소나무가 그득하다. 능선따라 죽 이어진 길이라 답답하지 않고 바닥은 솔가리와 낙엽이 적당히 쌓여 걷기에 적당하지만, 나무 때문에 시야가 가려 전망은 별로다.
지도상으로는 462봉 다음에 바로 소천봉 정상으로 보이는데, 막상은 된삐알이 2-3번 반복된 다음 마지막 집채만한 바위에 오르니 소천봉 정상이다. 역시 정상석은 없고 키 큰 소나무에 ‘준·희’가 붙여 놓은 흰색 간이 팻말형 안내판이 있으며, 바로 옆에 돌탑이 있다. 사방이 나무들로 가려져 정상다운 느낌은 없다.
약간 내리막길로 내려서면서 용암봉을 향한다. 예전에 헬기장이었다는 정상에 이르니 역시 ‘준·희’ 안내판만. 그런데 갑자기 오른쪽 길로 제법 큰 덩치의 개 한 마리가! 우리를 보고 오히려 놀랐는지 주인도 어쩌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을 보니 더 겁이 나서 뒤로 숨기만 했다. 주인이 미안하다고 하는데도 그 말은 들리지도 않는다. 다은은 침니바위(통천문)이다. 마주 보는 두 바위 사이로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한 틈이 있다. 요즈음 우리 코스장은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예전엔 바위나 조금 험한 길만 나와도 돌아보고 여기를 디뎌라, 조심해라 하며 기다려 주곤 하더니, 요즘엔 농짝만한 바위가 나와도 혼자 성큼 지나가 버리고, 돌아보는 대신 표지기를 달기에 바쁘다. 그러면서 걷기 좋은 길이 나오면 새삼스럽게 돌아보며 기다려준다. 나원참ㅋㅋ
548봉을 지나 조금 더 내려오니 신오치고개다. 이제부터는 임도다. 산길 걸을 때에는 모르겠더니 시멘트길을 걸어보니 오른쪽 발의 티눈이 애먹이기 시작한다. 두 굽이를 돌았을까 삼거리다. 어느 쪽으로 가야할까. 이럴 때에는 지도보다 더 유용한 것이 동물적인 감각에 가까운 코스장의 안목이다. 왼쪽으로 가야한단다. 제법 걷는다. 저멀리 출발지인 재실이 보인다.
참, 국제신문 산행기에 소개된 '아랑 장어구이'집에서 장어구이를 먹었는데, 자리가 없어 밖에서 기다리다가 겨우 들어가 먹었음에도 불구, 사실 맛은 별로였다. 음...반찬수는 25가지에 이르지만, 맛깔스러움은 없었다. 그래도 생일상으로 받은데다 배가 그득할 정도로 먹어서 '둥근 배가 떴습니다!'다. 그리고, 국제신문 산행팀의 리본이 몇 미터 간격으로 어찌나 촘촘히 붙어 있는지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다.
<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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