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29.(토)
호포지하철역 - 금호사 - 대밭 - 임도 - 주능선 - 고당봉 - 미륵사 갈림길 - 암문(2개) - 제22등산로 - 화명벽산아파트
■ 호포지하철역. 저멀리 낙동강이 바라보이는, 부산지하철 역 중에서는 제일 근사한 역인 듯하다. 말로만 듣던 금정산 하늘릿지에 도전해보기로 하였다. 오르는 경로를 상세히 적어놓은 인터넷 산행기와 정확한 지도가 많아 그다지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오르면서 보니 하늘릿지로 부를 만한 암릉구간이 세 개 정도가 있어 어디로 올라가든 이번 산행에서 느낀 묘미를 비슷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호포지하철역 2번 출구로 나와 지하보도를 지나 지하철 기지창을 내려다 보면서 시멘트길을 올라보니 호포 새마을이다. 다리 앞의 표석을 보면서 왼쪽길로...금호사(琴湖詞)를 왼쪽에 두고 호포농원 앞까지 간다. 가는 도중에 왼쪽으로 진입하는 곳이 두 군데 정도 있고, 표지기도 달려있다. 일단 지도에 충실하게 무시하고 호포농원까지 갔으나, 결과로 봐선 그 왼쪽길도 호포농원 앞으로 이어진다.
왼쪽에 가산소류지를 두고 가다보면 본격적인 산길 들머리가 보이고 표지가도 몇 달려 있다. 낙엽이 수북하나 어제 온 비 탓인지 먼지 대신 폭신한 느낌이 들어 좋다. 산행기에서 일러준대로 ‘식수원’ 경고판을 지나 갈림길에서 왼쪽길 대신 직진길을 선택하여 조금 더 가서 계곡을 건넜다. 누가 만들었는지 앙징맞은 징검다리가 고맙다. 아무리 편하다지만 그래도 산길. 저멀리 임도가 보인다. 산행기에서는 임도 건너 왼쪽으로 더 가서 들머리가 있다고 했는데, 임도를 건너자마자 이정표가 있는데다가 거기에 ‘암릉지대(위험)’이라고 쓰여있어 헷갈린다. 일단 왼쪽으로 1-2분 더 걸어가니 '식수원' 경고판이 보이고, 새로운 이정표가 있다. 여기는 그저 '금정산'으로만 표시되어 있고 '암릉지대'란 말이 없어 잠시 고민하다가 그래도 이쪽으로 올라보기로...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이라 그런지 제법 가파르다. 정상 가까이에 많다는 산죽(코스장의 말씀!) 이 무성하다.
△ 계곡을 건너는 징검다리
△ 임도에서 왼쪽으로 1-2분 후 경고판(들머리)
■ 암릉구간 시작일까. 농짝만한 바위에 로프가 달려 있다. 아직 팔 힘이 모자라서 다리가 찢어질 듯 겨우 올라섰다, 에공... 로프 구간을 한 번 더 지나 올라서니 오른쪽에 마당바위-저 멀리 천년송이다. 코스장의 강의, ‘에...처음부터 바위틈에 소나무가 자란 것이 아니라 흙이 남아 있을 때 소나무씨앗이 움을 텄을 테고 그후 흙이 조금씩 떨어져 나가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봐요’. 천 년이나 되었다고 보기엔 좀 그렇고, 백 년은 넘은 것 같고 그래서 우리는 ‘오백년송’이라 부르기로 했다. ㅋㅋ
△ 마당바위의 오백년송
△ 하늘을 가린 바위 틈새 햇살이 신비롭다.
하늘을 가로막은 듯 몽글몽글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이 쌓여있는 구간을 넘기도 하고 가로지르기도 하고 아래에서 기어나오기도 하면서 지났다.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 둘러보다 보면 어김없이 보이는 파란색 화살표(페인트)가 있어 많이 도움이 되었다. 아니, 이것 때문에 우리 코스장은 기분 좀 나빴을 걸, '이리 오라' 했는데, '화살표는 저쪽인데요' 하며 두세 번 반항했으니...거의 다 올라와서 우리가 올라온 길을 내려다 보니...Wow!! 마애여래입상은 멀리서 보기만 했다(음영처리한 곳이 마애여래불상인 것으로 보임). 다음번에는 저 앞으로 가봐야지.
△ 내려다 본 하늘릿지
△ 가산리 마애석불
■ 주능선에 올라섰다. 왼쪽으로는 장군평전을 지나 장군봉으로 가는 길, 오른쪽이 고당봉이다. 오르막 입구에서 지난 번 달았던 우리 표지기 발견, 님 만난 듯 반갑다. 주능선을 타고 하산 시작. 고당정 자리를 귀신 같이 찾아낸다. '어쩜 저리 기억력이 좋을까?' 와 같이 신기한 게 아니라 마치 사람이 아닌 듯 희한하다는 느낌이 든다. 산을 한둘 오른 것도 아니고, 어제 일도 아닌데 이 길이 그 길 같고, 그 바위가 이 바위 같은 산에서 우찌 저리 꼭 집어 찾아내는지.... 강풍주의보가 내렸다고 하지만, 완벽한 우리 보금자리에는 바람은 없고 따뜻한 햇빛만 가득. 점심 먹고, 후식도 먹고 한껏 여유를 부린 다음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 고당봉 정상석
△ 정금7정(고당정)
△ 전망대에서 바라본 고당정
미륵사 갈림길에 전에 없던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금곡동까지가 6.4Km란다. 학생교육원 이정표에 매직으로 누가 '과일껍질은 가지고 갑니다'라고 쓰여 있다. 영남알프스 산군들을 오를 때 이정표마다 '절대금연'이라고 갈겨 놓았던 그 필체다. 산꽤나 오르고 나름 자연 보호 의식이 투철한 걸 십분 이해한다 해도 저것도 결국 낙서. 만인이 보는 이정표에 저렇게 해 놓고, 본인이 보면 아무 생각이 안들까? 아이 같으면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다. 학생교육원 갈림길 지나자 산성길이 끝나는지 암문이 둘 이어 나온다. 두번째 암문 옆에는 지난 번 매었던 표지기가 변함없이 우릴 반긴다!
△ 마지막 암문
■ 능선길이라 멀긴 하지만 마사와 솔가리가 적당히 섞여 걷기에 너무 좋은 길. 남근석 지나 율리마을 쪽 내려다보다 보니, 오른쪽 피켓이 이상하다. 얼마 전부터 아랫부분이 풀어진 걸 알면서도 거의 다왔다 싶어 그냥 짚고 왔는데, 이제 보니 끝부분이 없다. 코스장이 부리나케 찾으러 되돌아 올라간다. 하나 살 셈으로 그냥 두자 했는데 5분쯤 지나 기어이 찾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나보고 앞으로는 바쁘겠단다. 배낭에 옷이 달렸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하고, 이젠 피켓까지 수시로 확인해야 하니. 에공, 거류산에서 점퍼 잃어버린 얘기다. 앞으로 또 얼마나 울궈먹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앞에 화명동 블루밍 아파트와 벽산아파트가 보인다. 대천천 바로 옆이다. 계획했던 대로 완벽한 마무리. 코스장님, 고생하셨어요, 고맙습니데이.. 게다가 오늘은 송년회날, 간만에 맛있는 흑돼지구이에 쐬주도 엄청 맛있었어예~~
<산행지도> *지도의 기점과 종점의 반대코스(호포에서 시작, 율리로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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