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0.(일)
* 김전리 마을회관 - 448.1봉 - 대왕산 - 641.2봉 - 돈치재 - 갈림길 왼쪽 - 유정지 - 원점회귀
① 신대구 고속도로 - 청도IC - 김전리 마을회관 - 묘지 2기 사이가 들머리
② 묘지에서 좌측 산길(묘지 위쪽으로 길이 있는 것처럼 보이나 왼쪽으로 진입)
③ 안부에 느티나무 고목 - 448.1봉 - 왼쪽길(오른쪽은 사룡산 가는 길) - 사조봉
④ 대왕산 - 641봉 - 묘지 - 갈림길 - 441봉
⑤ 돈치재 - 갈림길에서 왼쪽 - 유정지 - 포장도로 따라 마을회관으로 회귀
■ '대왕산-학일산'이 원래 산행 그림이었다. 눈, 비 온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요즘 예보가 잘 틀리니, 이번에도 안 맞기를 내심 기대하며 출발. 국제신문 산행기 및 지도가 워낙 정확한데다 최근 리본도 곳곳에 많이 붙어 있어 들머리며 산길 찾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동곡리, 신기리 지나 김전교를 건너자마자 '대경 오리마을'과 '석림원' 안내 간판이 있는 곳에서 왼쪽편이 김전리이다. 도로변 나무에 색색깔의 표지기가 붙어 있고 들머리인 무덤 2기 사이에는 길이 제법 뚜렷하게 보인다. 동네 행사가 있는지 마을회관 앞에 어르신 여럿이 서 계셨다. 산 쪽으로 차를 주차하면서 예의상 '어르신, 여기 주차 좀 해도 되겠습니까?' 했더니, 그러라 하시며, 주차비만 많이 내면 되지..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껄껄 웃으신다.
다녀온 사람들의 표현처럼 '호젓한 산길'이다. 솔가리가 많아 푹신한데다 날씨가 흐려서인지 낙엽이 바스락대기보다는 오히려 포근한 느낌이 든다. 15분쯤 올랐을까 다시 묘지가 나오는데 그 위쪽으로 빤히 길이 보이지만 왼쪽으로 난 길로 들어섰다(표지기 붙어 있음). 아무래도 구터마을쪽으로 내려가는 길 같아 보여서...약간 낮은 안부에 느티나무로 보이는 큰 고목이 하나 서 있다. 산중인데 이리 큰 나무가 있으니 마치 당산나무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을 입구에 온 것 같다.
*무덤 사잇길이 들머리. 왼쪽 건물이 김전마을회관 * 고목나무
■ 잠시 후 448.1봉, '준.희'로 더 잘 알려진 최남준씨가 만든 흰색 팻말이 잘려나간 고목에 붙어 있다. 주변에 큰 나무가 없어서일까? 팻말 오른쪽 길은 사룡산 가는 길, 왼쪽으로 나아간다. 산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들머리는 희미하거나 찾기 힘든 때가 많은데 일단 산에 들어섰다 하면 너무나 뚜렷하게 산길이 나 있다는 사실이다. 어차피 어떤 길이든 정상에 이르거나 능선에 닿을 것인데 다들 자기가 가까운 곳에서 오르려고 하다보니 그럴까?
싸락눈이 내리는가 싶었는데 점점 눈발이 굵어진다. 하늘은 어느새 회색빛으로 변하여 저멀리 산군들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바람은 차가워 얼굴이 제법 따끔거린다. 손이 자주 차가워져서 정가 10만원짜리 영국제 '극지용 장갑'을 꺼내 끼었다. 콰~~ 돈이 좋긴 좋다. 금방 따뜻해진다. 너무 성능이 좋아 손에 열이 나면 다시 얇은 장갑으로 바꿔끼고..반복하느라 쬐금 피곤하긴 하지만. 내부 난로로 데워야지 외부 난로로 데워봤자라고코스장이 놀리는 것도 상관 없다. 아, 눈이나 비가 많이 오면 좋겠다. 그래야 면장갑과는 달리 따뜻한데다가 젖지도 않는 내 극지용 장갑을 부러워 할틴디~~.
몇 개의 봉우리인지 모를 정도로 그다지 굴곡이 심하지 않은 오르막-내리막이 반복된다. 갈림길이나 주변 경치의 변화도 없이 그저 뚜렷한 외길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그냥 스쳐 지나갈 정도의 봉우리에 누가 큰 돌을 하나 세우고, 거기에 '사조봉'이라고 검은색 페인트/먹물 등으로 적어 놓았다.
* 베어진 고목에 '비슬지맥 448.1m' * '사조봉'이라고 적힌 돌
2008.12.19.자 http://blog.daum.net/dalbitsorisan/12854917에 울 표지기 모습이..
조금 더 가니 대왕산 정상이다. 으레 낮은 산들이 그러하듯 별 조망이나 특징이 없는 편편한 곳에 대왕산 표지석과 그 오른쪽에 '죽창의거'를 알리는 전적지 비석이 세워져 있다.
* 대왕산 정상석 * 항일 대왕산 죽창의거 전적지
■ 그다지 높지 않은 봉(봉이라 하기에도 완만한)을 두어 개 넘었을까, 641.2봉이다. 이번에도 '준.희'의 안내팻말이 있다. 최남준 씨를 보고 산꾼들이 전설적인 선배라고 한다더니 그럴 만하다 싶다. 그전에는 '그대와 가고 싶은 산, 그리움으로 솟아나고, 그리움 보고싶은 마음'이라고 적힌 표지기를 보며 뭘 저리 복잡하게 만들었냐..하는 맘이었는데, 먼저 간 아내와의 사연을 알고 나니 가슴 한 구석이 찡해진다. 어떤 명문(名文)보다도 귀한 것이 바로 진심이기 때문이겠지.
기온은 조금 높아졌는지 눈은 비로 바뀌어 가고 있지만 그치지 않아서 일단 점심을 먹고 이후 행로를 정하기로. 참 희한하기도 하지. 어떤 산이든 우리가 가는 곳이면 은폐 엄폐가 가능한 곳이 꼭 있다는 사실!! 음, 그건 그런 장소를 찾아내는 날카롭고 매서운 눈매의 소유자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찾아내고야 마는 불굴의 의지를 지닌 이순신의 후예이기 때문일까.ㅋㅋ
낙엽 더미라 쿠션감까지 느껴지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전엔 식탁용으로 넙적한 돌을 구해오는 걸 보면 저리 무거운 것을! 하며 감탄+안스러움이었는데 이제 적응이 되다 보니 웬만한 큰 돌로는 별로 놀라지도 않는다. 자알 먹고 출발. 예까지 왔으니 학일온천에도 들러야 하니 오늘은 대왕산까지만 가기로 합의. 얼마 내려오지 않아 묘지가 있고, 오른쪽에 천주산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곧이어 다시 묘지.
돈치재 직전의 441봉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지도상의 갈림길은 보이지 않고 거의 안부 수준의 넓은 터를 지났다. 왼쪽에 약간 흐릿하나 길이 보이고 나무 사이를 밧줄로 매어놓은 것이 보이고 표지기도 한둘 보인다. 우리가 지나쳐 온 곳이 돈치재라는 의견이 있어 조금 더 가보고 청도김씨묘가 나오면 맞으니 돌아오기로 했다. 구릉 하나를 넘었을까, 내리막에 묘가 하나 있는데 청도김씨 묘가 맞다. 이 산에 워낙 청도김씨 묘가 많으니 그 묘가 그 묘인지 우째 아노.. 하다가 결국 코스장의 의견대로 왔던 길을 되짚어 갈림길까지 왔다. 상당히 가파르다. 나무 사이의 밧줄이 없으면 이끼 낀 돌과 낙엽더미에 미끄러지기 십상이겠다. 1시간도 채 내려오지 않아 멀리 유정지가 보이고 그 오른쪽에 도로가 보이는 걸 보니 지도상의 돈치재를 찾아 잘 내려왔다(결국 갈림길 하나를 놓쳤다)는 결론.
* 641.2봉의 안내팻말 * 돈치재에서 탈출하여 내려오면서..멀리 유정지.
계속 내리는 눈비를 맞으며 유정지 오른쪽의 도로를 따라 걸어 나왔다. 지난 번 가지북릉 산행 후 바로 쿨링다운을 안했더니 다음 날 근육들이 뭉쳤더라며 학일 온천행.
<산행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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