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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100대 명산

[1,233] 지리산 천왕봉(1,915)_[100대명산 23]

by 참 좋은 당신 2023. 1. 10.

* 2023. 1. 6.(금) ~ 1. 8.(일)  100대 명산 산행 스타트! 영하 15도의 눈바람 속 천왕봉에 오르다.

    - 백무동~장터목 5.8km, 장터목~천왕봉 1.7km (총 15km)

 

77번. 지리산 (智異山  1,915m)  전북 남원시,전남 구례군, 경남 산청군, 하동군,함양군 
신라 5악중 남악으로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천왕봉(1,915m) 주봉으로 노고단(1,507m), 반야봉(1,751m) 동서로 100여리의 거대한 산악군을 이뤄 `지리산 12동천' 형성하는 경관이 뛰어나고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생태계 보고이며 국립공원 1호로 지정(1967) 등을 고려하여 선정,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고 한데서 산이름이 유래.화엄사, 천은사, 연곡사, 쌍계사 등이 유명 

 

① 백무동 탐방지원센터 - 하동바위 - 참샘 - 소지봉 - 망바위 - 장터목대피소(1박)  

② 제석봉 - 통천문 - 천왕봉 - 통천문 - 제석봉 - 장터목대피소 - 망바위 - 소지봉 - 참샘 - 하동바위 - 백무동

③ 여수 밤바~다(1박) - 자산공원 - 해상케이블카 - 마산문학관 

 

 

■ 왜 지리산일까... 물을 필요 없는, 답이 필요없는 질문이다.

  날을 정하고 보니 우리가 장터목에 머무르는 1.6.에 눈이 온단다. 반갑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산 속의 눈바람은 거세더라. 체감온도가 영하 15도 정도, 눈이 흩날리지만 혹시 일출을 볼 수 있으려나 하는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7시 40분까지 가보기 위해 6시쯤 장터목대피소를 나섰다. 아직은 캄캄한 어둠,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하여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어제 오름길에 굳이 아이젠을 안신어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올랐던 게 화근이었을까, 별로 의식하지 못했는데 두 다리가 잔뜩 모이고, 팔뚝도 묵직, 온몸이 천근만근이다. 밤새 눈이 제법 내려 쌓인 눈을 밟고 걸으니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천왕봉에는 올라야지~  *제석봉을 지날 때가 제일 추웠던 듯.

 

▲ 백무동 주차장
▲ 장터목펜션에서 닭백숙 기다리는 동안 보았던 '나른한 고양이' 생각이 나네
▲장터목은 왼쪽으로 올라서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여기서 장터목까지 5.8킬로
▲ 참샘에서 내려올 때도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아 이 다리가 언제쯤 나타날까 생각하게 되지.
▲ 장터목 방향 첫 구조목 10-01, 아마 10-11까지 있을 걸?
▲ 굳이 아이젠은 신지 않아도 된다 싶었는데... 진작 신었으면 다음 날 훨씬 덜 피곤했을 거다. 알게 모르게 조금씩 미끄러지는 걸 용쓰며 걷느라 피로가 배가 되었을 듯.
▲ 이정표의 거리를 눈여겨 보게 되면, 생각보다 걸어 온 거리가 얼마되지 않는 걸 알고 실망하게 되지.
▲ 2023년 한 해도 잘 걸어보자, AM25(All Weather Mountain Climber)
▲ 이제 하동바위다. 걸어 온 거리의 배는 더 가야한다. 참샘, 소지봉, 망바위...
▲ 눈 쌓인 겨울 산은 참 이쁘기도 하다, 저 하늘 좀 봐!  10-04 구조목을 지난다.
▲ 도화지에 그림 그리듯, 눈밭만 보면 쓰고 싶어지네~ 精金照應
▲ 참샘
▲ 영하의 날씨에도 물이 흐르는 게 신기한데... 대장균이 많이 검출되어 마실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안전쉼터라는데, 누구의 안전?? 문은 잠겨있고 아무도 없는데...
▲ 여기가 소지봉일테지~
▲ 망바위
▲ 고개를 쭈욱 내밀어보니 장터목대피소가 빤히 보여서,
▲ 줌인해 본 모습~ 내 걸음도 이렇게 축지법을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련ㅋㅋ
▲ 천왕봉 방향
▲ 아홉 번째 구조목을 만났다. 이제 2개 남았지ㅠㅠ
▲ 글씨 좋고~
▲ 마지막 구조목 이정표(10-11), 다왔다 싶어도 0.5km 더 가야 한다.
▲ 아직 일몰이 멀었지만 오후 석양빛이 도는 하늘, 그리고 멀리 반야봉의 모습

 

■ 장터목에서 일몰을 바라본다. 카메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있다. 동영상을 촬영하려다가 그만둔다. 사진도 몇 컷 찍어보지만 내 눈과 가슴에 담아두기로 한다. 구름 사이에 든 해가 하늘 가득 번지듯 남기는 붉음, 시시각각으로 산빛을 바꾸는 오묘한 색감에 눈을 뗄 수가 없네... (17:20~17:40)

  산속의 밤은 길고, 할 일은 없지. 취사장에 들어가니 벌써 저녁을 먹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는 미리 끓여 간 돼지고기굴찌개를 데워 깻잎에 싸서 먹기도 하고, 오이랑 먹기도 하고. 오늘은 칼로리 걱정을 밀어놓고 준비해 간 라면을 끓여 마지막을 장식한다. 서서 먹는 사람들이 더 많았지만, 우린 자리를 펴서 바닥에 앉아서 먹었는데, 접이의자가 있는 사람들이 약간 부럽기도 했다. 

  대피소 안은 난방이 잘 되지만 전기판넬이라 그런지 일정 온도를 기준으로 전원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데, 꺼지면 금방 추운 느낌이 들고 실내가 매우 건조해다. 예상대로 잠은 쉬이 들지 않는다. 반드시 코 고는 사람이 있는데, 오늘이라고 예외일까. 뒤척이다 화장솜을 양쪽 귀에 틀어막고 억지로 잠을 청해보다가 까무룩 잠들었다. 새벽까지 계속 자면 좋겠지만, 이번에는 화장실에 다녀와야겠다. 이제 겨우 12시, 밖에  나와보니 어제와는 달리 기온이 툭 떨어졌고, 눈이 날린다. 내일 일출을 볼 수 있을까?

 

▲ 6시, 우유와 구운계란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해드렌턴에 의지해서 천왕봉에 올라보기로 한다. 앞서 간 발자국이 있어 그나마...
▲ 어제 아이젠을 신지 않고 올라오면서 용을 써서 그런가, 다리가 많이 뭉쳐서 걷기가 힘들다. 통천문에 도착하니 희부윰 주변이 밝아진다. 벌써 7시20분, 시간이 꽤 걸렸네
▲ 드디어 천왕봉 정상에 도착했다. 오늘따라 몸이 너무 무거워서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멈추지만 않으면,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결국은 도착한다는 생각을 하며 여기까지 온 스스로를 칭찬해준다, 쓰담쓰담~
▲ 구상나무들은 눈옷을 입고서 바로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었고,
▲ 오를 때는 어두워서 보지 못했던 눈꽃세상을 마음껏 담아보고 싶지만 벙어리장갑을 낀 손으로는 카메라를 만지기 어렵고, 잠깐이나마 장갑을 벗으면 손이 너무 시리다.
▲ 다시 장터목대피소. 취사장 입구에 아이젠 벗고 들어오라는 안내문이 있어 힘들게 벗고 들어가니, 대부분 신고 있다. 까막눈이게, 말 안듣는 거게? 빈 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들로 빼곡하다. 세석대피소에서 온 사람들일까? 우리는 커피에 구운계란을 먹는데, 저 분들은 어묵탕에 빵에 라면에... 맛있긴 하겠다.
▲ 내내 흐리다가 잠시 햇살이 비추면 저리 투명하도록 파란 하늘이!
▲ 다시 망바위
▲ 다시 소지봉. 남은 방울토마토를 꺼내먹다가 옆 벤치에 앉은 산객들에게 드시겠냐고 물어보니 가져온 거 다 털어먹고 이제 내려가는 길이라서 괜찮단다.(※우리도 내려가는 길인데ㅋㅋ)
▲ 참샘
▲ 눈이 더 몽글몽글해졌네~
▲ 하동바위도 지나고,
▲ 다와갈 듯, 다와갈 듯...
▲ 이 다리를 지나면 백무동야영장, 산행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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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찾은 여수, 적당한 곳에 짐을 풀고 옛 기억을 더듬어 수산시장을 찾아간다. 리모델링을 했는지 건물이 낯설어 보였는데, 막상 들어서니 예전 기억이 일부 떠오른다. 우리를 맞아주었던 푸근한 아주머니는 만나지 못했지만, 역시 적당한 곳에서 우럭회를 떠서 2층 초장집으로~ 

  다음 날은 자산공원을 찾아 케이블카도 타고, 곤충박물관/곤충체험실(빠삐용관) 들른 후 마산문학관을 마지막으로 2박3일간의 나들이를 마쳤다(아니네, 점빵구이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넹)

 

▲ 몇 년만에 다시 찾은 자산공원
▲ 저 건물 내에 곤충박물관이 있다는데,
▲ 가보니 마침 점심시간이라 문이 잠겨있다. 그럼...케이블카 타고 놀다가 다시 오지 뭐.
▲ 케이블카 승강장 너머 팔각정, 그리고 오동도

 

▲ 멀리 돌산대교도 보이고,
▲ 거북선대교 옆을 지나는 케이블카
▲ 돌산공원 탑승장에서 바라보는 모습
▲ 별 것 아닌 레터링인데 분위기가 확 살아나는 듯~
▲ 승강장 내 카페 겸 선물코너에서...
▲ 자산 승강장으로 되돌아와서 곤충박물관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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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지막으로 들른 마산문학관. 건물 이름은 '마산'문학관이었지만, 전시물에 표시된 각종 지명은 모두 행정명인 '창원으로 바뀌어 있어 다소 혼란스럽고, 계획도시 창원에 앞서 이미 역사로 기억되고 있는 마산의 명성을 기억하는 입장에서는 별로 와닿지 않았다. 

  창원으로 통합이 되었다고는 하나 문학관의 이름에 마산을 표시한 것처럼 전시물의 내용에도 마산으로 통일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 안내문에 마산시는 2010.7.1.자로 창원시와 통합되었다고 한 줄만 표시하면 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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