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중에 휴일이 있으니 차암 좋다. 선물 같은 하루, 그냥 뒹굴거리고 싶기도 했지만, 산이 자꾸만 손짓한다. 피곤하다 하면서도 도시락을 싸들고 산을 향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천황산~재약산을 가면 힘도 많이 안들고 영알완등 2봉도 한 방에.
상쾌한 바람 맞으며 기분좋게 나선 산행길인데, 주차 때문에 기분이 언짢아졌다. 얼음골 케이블카 승강장 가까이 오니 어떤 분이 두 팔로 X자 표시를 하며, "만차라 못간다, 되돌아오는 것도 차가 엉켜서 안된다"며 왼쪽 아래를 가리키기에 얼음골케이블카 측에서 마련해 놓은 주차장인가, 여기부터 채우고 모자라면 갓길에 세우게 하려나 보나..하며 시키는 대로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주차하고 나오니, <7천 원> 내란다. 유료주차장이라는 말을 왜 안했냐고 하니까 옆으로 비껴서면서 뒤쪽의 입간판을 가리킨다. 마치 얼음골케이블카 직원인 것처럼 주차장으로 유도하는 모습이 지나친 호객행위로 볼 수밖에 없는데, 우리를 생각해준 것처럼 얘기하니 열이 확 올랐다. 어이가 없어서 이런저런 말들을 주고 받으며 실랑이를 하다가 그냥 돈 주고 왔다.
나 자신이 맘에 안 들었다. 상황을 좀더 신중하게 살피지 못한 것도, 이왕 주차했는데 굳이 실랑이를 벌인 것도... 하지만 산바람을 쐬다보니 뭐 별 것도 아닌데. 7천 원 쓰니 갓길에 세우는 거보다 안전하고 가까우니까 좋네, 내려가서 아저씨를 만나면 어떻든 언성을 높여서 미안하다고 해야지 생각했는데, 나올 때에는 아무도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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