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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100대 명산

[219] 설악산 대청봉(1707.9)-중청봉-끝청봉_[100대명산 11]

by 참 좋은 당신 2009. 9. 3.

* 2009. 8. 22.(토) - 8. 23.(일)   케이블카 타고 올랐던 권금성, 이번엔 두 발로 대청봉까지, 설악산 자락을 밟다.

52  설악산 (雪岳山  1,708m) 강원 속초시, 인제군, 양양군
   남한에서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한계령, 마등령, 미시령 등 수많은 고개와 산줄기·계곡들이 어우러져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미의 극치를 이루고 있으며, 국립공원(1970년 지정) 및 유네스코의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1982년)되어 관리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 백담사(百潭寺), 봉정암(鳳頂菴), 신흥사(新興寺), 계조암(繼祖菴), 오세암(五歲庵), 흔들바위, 토왕성폭포, 대승폭포 등이 특히 유명 

① 설악산국립공원 오색분소 매표소 - 이정표 - 돌길+나무계단 - 설악폭포 비껴서 - 대청봉 - 중청대피소

② 중청봉 - 끝청봉 - 한계령 갈림길 - 한계령 - 버스로 원점회귀

  *이정표 상의 합산 거리는 13.3Km

 

■ 2009.8.7. 중청대피소 예약하는 날이다. 10시부터 온라인 예약이 시작된다 해서 9시 50분쯤 부터 접속하여 ;새로고침'을 해가며 대기하고 있는데, 55분쯤부터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고 화면이 잘 뜨지 않는다. 10시 정각에 예약 버튼을 누르니 다운 현상이 생기면서 아예 화면이 바뀌질 않아 애를 태웠다. 다시 예약 버튼을 누르니 이미 신청되었다는 메시지가 떠서 기쁜 맘으로 대기.   결과를 보니 와우!!! 우리 건 10:00:18에 신청 완료되었는데, 예약자 총 36명 중 21등이다. 꼴찌는 10:01:29. 어케된 거여~ 다들 <신의 손>이네. 물론 나도ㅋㅋ. 어쨌든 운이 좋은 편이다. 지난 번 지리산 로터리 대피소도, 벽소령 대피소도 다 성공했으니. (사실은 손놀림이 빨라서겠지?)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 분소. 오색 그린야드 호텔 주변엔 차들이 빼곡하다. 쭈삣거리며 호텔 별관 주차장에 울 가마를 세우고, 배낭 메고 스틱까지 꺼내들고 상가로 내려가서 산채비빔밥을 먹고 다시 올라온다(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이랬는데...). 출발서부터 대청봉 도착할 때까지 끊임 없니 나오는 계단들. 전망도 별로 없는데다, 주변에 아는 산도 없지.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코스다...가 아니라 그래도 좋다. 왜냐고? 산이니까.

 

 

 

 

△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분소 매표소 입구. 물론 입장료는 없지.

 

 

△ 일부러 공들여서 정비작업을 한 길이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걸을 만 하던데...

 

 

△ 에구...드뎌 '공포의 계단'이 보이기 시작하네

 

 

△ 갖가지 길이 다 나온다. 요건 돌계단 형태.

 

 

△ 물봉선. 꼬리가 또르르 말린 게 특이하다. 거류산 은봉암에서 처음 보았었지.

 

 

△ 꽃 모양이 마치 뱀(배암)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것 같다고 이름 붙여진 <참배암차즈기>.

사진이 흔들려버렸다. 잔잔하다가도 내가 사진만 찍으려고 하면 바람이 분다니까~

 

 

△ 쉼터

 

 

△ 무슨 꽃인지 모르겠다. - 이름에 '풀'이란 말이 들어있지만 꽃이 아니라 나무다. <병조희풀>

 

 

△ 설악폭포 아래쪽. 오르는 중이라 탁족 한 번 못하고 지나친 게 못내 아쉽다.

 

 

△ 그래, 명색이 설악인데 이런 밧줄이 한 번은 나와야지!(실은 밧줄이 전혀 필요 없는 구간이다. 눈이 오면 잡아지려나?)

 

 

△ 얼마의 세월을 보내며 저리도 비틀어졌을까..

 

 

△ 당잔대

 

 

△ 군인들이 쓰던 투구와 닮았다는 <투구꽃>

 

 

△ 이질풀. 짐을 질 줄 몰라서 그런지, 피로하면 어깨가 아픈 지병 탓인지 어깨에 곰 한 마리가 타고 있는 듯 어찌나 힘든지 헤롱헤롱 했더니, 코스장님이 내 배낭을 들어 주셨다(감사해요~).

  - 근데, 사진 찍을 기운은 있더나? ㅎㅎ

 

 

△ 대청봉 직전의 이정표

  

 

△ <분비나무> 몇 번을 꺾이면서도 살아 남은 모습.

  

 

△ 어수리

 

 

△ 드디어 대청봉 정상이다...

 

 

△ 양양 앞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져 있다.

  

 

 

 

△ 대청봉 정상석

 

 

△ 작년 1월에 다녀갔던 울산바위도 보이고...

 

 

△ 안내판을 보고 이름을 확인했는데...자신은 없네. 울산바위는 <하악실히> 맞고요.

 

 

△ 가슴이 탁 트이는 동해 바다. 저어기가 속초 청초호일까? 푸른 불꽃 아래 갯배 타고 손에 기름 묻히던...

  

 

△ 구절초

 

 

△ 오늘 우리가 머물 숙소, 중청대피소

 

 

 

 

■ 점심 먹으면서 사둔 소주 600ml도 꺼내고, 북어국에 햇반을 말아 보글보글~  쇠고기 장조림캔도 따고..준비는 다 되었는데, 이런~ 숟가락이 없네. 매점에 가보니 일회용이라고는 없단다. 돌아서서 나오는데 다른 아저씨가 나를 부르더니, 옆의 동료들을 보며 "우리 쓰는 숟가락 있잖아. 몇 개 필요하세요? 좀 드려!" 하신다. ㅎㅎ. 역시 한 살이라도 더 잡순 분이 낫다니까.   높은 산이라 그런지 바람이 예사롭지 않고 기온은 점점 떨어지는데, 우리는 평소 잘 갖고 다니던 바람막이 하나 없이 용감히 올라온 탓에 제법 떨었다. 하지만 알딸딸 알코올기가 온몸에 퍼지기 시작하니 굳었던 몸도 펴지고 마음도 펴지고...  중청대피소는 담요도 1인당 1개밖에 대여하지 않는다. 대피소 마룻바닥에 등을 붙이고 잠을 청해 보았으나, 지리산 대피소와는 달리 남녀 구분 없이 자리를 배정하여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데다 낯선 곳이라 쉽게 잠이 들지 않는다. 뒤척일 때마다 베개 대용으로 벤 짐뭉치가 부시럭대는 소리, 코고는 소리...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겨우 잠이 까무룩 들려는 새벽 4시쯤. 이번엔 먼 길을 떠나는 사람과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이 출발 준비하는 소리, 동행들끼리 나누는 얘기 소리에 짜증 내다가 5시 반쯤 결국 우리도 짐을 챙기고 나오고 말았다. 미처 예약 못(안)한 사람들이 입구에 자리를 깔고 누워 있는 모습, 밖의 데크 위에서 침낭에 의지하여 자는 모습을 보니 그나마 우리는 편한 밤을 보내었구나 싶기도 하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데다 아직 일출 전이라 얼마나 추운지, 긴 등산셔츠 위에 반팔을 겹쳐 입고, 조끼도 입었지만 떨려서 밖에 가만히 서있기가 힘들 정도다. 갑자기 머릿속이 반짝! 하고 환해졌다. 우리가 대여했던 담요를 갖고 나와 판쵸처럼 어깨에 걸치니 갑자기 온 세상에 봄날이 온 것 같다. 아이 따뜻해~ 삼대에 걸쳐 적선해야 볼 수 있다는 저 일출을 지리산에 이어 설악산에서도 볼 수 있게 되다니...참, 복도 많지.

 

 

 

 

 

△ 정확히 5시 43분에 일출이 시작되었다.

  *시간대별 일출 장면은 왼쪽 카테고리 중 <흔적>에서 찾아보시라.

 

 

△ 중청대피소에서 바라본  대청봉

 

 

△ 중청봉의 모습

 

 

△ 중청봉에서...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점봉산이라지..

 

 

△ 오랫만에 만난 <산부추>. 초록 천지에 자주 폭죽을 터뜨린 듯 환하다.

 

 

△ 끝청 갈림길. 우리는 왼쪽 한계령으로 간다. 7.7km, 휴우~

 

 

△ <동자꽃>. 지리산에서 보았다고, 지리산에서만 산다고 생각한 희한한 발상.ㅋ

 

 

△ <흰진범>

 

 

△ 바위들의 향연이 예사롭지 않다. 아래쪽 산들의 풍경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그 무언가가 있다.

원 안은 봉정암인 듯. (지나가는 산객들의 말을 듣고 알았음)

 

 

△ 여기가 끝청봉

 

 

 

 

△ 오른쪽 끝이 귀때기청봉이니, 그 전에 왼쪽으로 내려서야 한계령. 빤히 보이지만 실제로 그 사이에는 얼마나 많은 능선들이 접혀 있어 안보이는지 매번 속지.

 

 

△ 촛대승마

 

 

△ 아치형으로 구부러져 넘어진 나무. 개선문 지나듯 했다.

 

 

△ 1474봉이라던가. 너덜지대 저 아래쪽으로 한계령 구비길도 보이고, 서북능선 자락도...

 

 

△ 아...가을 단풍 들었을 때 오면 정말 폭 빠지고 싶겠다.

 

 

  

 

△ 기암절벽이 계속 이어지고...

 

 

△ 서북능선 삼거리. 귀때기청봉과 대청봉, 한계령 방향으로 갈라지는 곳. 한계령까지는 2.3km

 

 

△ 비트로 안성맞춤.

 

 

 

■ 쓰러져 가로놓인 나무둥치를 넘어서는데, 오른쪽 정강이가 불에 덴 듯 화끈거린다. 바지를 걷어 보다가 나도 모르게 다리를 움켜 쥐었다. 살이 벌어졌다 생각했기에... 정신 차리고 다시 보니 살이 깊이 패어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속살이 드러나서 그리 보인 모양이다. 피가 제법 흐른다. 가진 거라곤 파스 2장, 벌레 물린데 바르는 약뿐인데...그눔의 모기가 뭐그리 무서워서 이런 약만 갖고 있냐고 그래...  염치 불구하고 대청봉 쪽으로 올라가는 단체팀으로부터 대일밴드와 마데카솔을 얻어 바르고 그 위에 파스를 붙여 흘러내리지 않도록 고정시킨 채 다시 길을 나선다. 집에 편하게 있지, 뭐하러 나오냐? 그래도 좋은 걸 워떡혀~

 

 

 

 

△ 한계령으로 본격 내려서는 돌계단 위의 이정표. 한계령까지 0.5km라고 되어 있는데, 누군가가 긁어서 문질러 놓았다. 아마도 오르는 이가 그랬을 걸~ 땡볕 받아가며 돌 계단을 헉헉대며 그리 올라왔는데, 겨우 500m라니 믿고 싶겠어, 어디?

 

 

 

 

△ 이제 정말 다 왔나 보다. 저 멀리 한계령 꼬불길이 손에 잡힐 듯...

 

 

△ 이제 저 펜스를 내려서면 <끄으읕>이다!

  

 

△ 한계령<옛오색령>에서..

 

 

 

■ 한계령에서 오색까지 가는 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있었다. 한계령 휴게소 가게가 매표소를 겸하고 있었는데, 표를 사고는 휴게소 광장을 빠져 나와 버스 정류소도 없는 길가에서 버스를 기다렸다가 탔다. 아마도 휴게소 안으로 들어와서 태워야 하는데 기사 편의상 그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얼마나 난폭운전인지 손잡이를 꽉 잡고 있지 않으면 앞으로 옆으로 튕겨 나갈 정도이다. 게다가 오색 매표소 앞에는 버스가 서는 곳이 아니라면서 저~어기 아래쪽 주차장까지 가서 차를 세워주는 바람에 코스장님이 그 한낮의 뙤약볕 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울 가마를 가지러 갔다는 거 아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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