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M25/自作詩

청학동에서

by 참 좋은 당신 2008. 8. 7.

청학동에서/송수권

 

겨울이 오면 깊은 잠에 들겟다

오랜 순례자의 잠 끝에 비치는 꿈

老子의 흰 수염이라도 만져보겠다

가시내야 山가시내

네 눈동자 그믐밤 같아 정이 들면

너와지붕 추녀 끝 고드름 발을 치고

깊은 잠에 들겠다

천지에 죽은 듯이 눈이 쌓이고

뒷산 구름에 눈사태 지면

꿈 깬 잠 도로 들고

꿈속에서 너의 썰매를 끄는 나는 한 마리 개가 되겠다

가시내야 山가시내

山蔘잎에 구르는 네 목소리

꿈속에서도 자주 눈사태처럼 들리고

늦은 二月에서야 나는 저 줄을 선 닥나무밭

닥나무 노오란 닥꽃으로 피어나겠다

 

                        '꿈꾸는 섬' p.11 송수권 (주)문학과 지성사 2001.4.20.

'AM25 > 自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무日誌_0818  (0) 2008.08.07
巨濟日誌/조응  (0) 2008.08.07
大邱日誌_비슬1983.6  (0) 2008.08.07
麗水日誌 3/조응  (0) 2008.08.07
참 좋은 당신  (0) 2008.08.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