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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지리산

지리산 천왕봉(1,915m) : 백무동 기점

by 참 좋은 당신 2007. 11. 1.

2007. 8.18.(토)  * 정금 6정 : 망바위정

 * 백무동 입구 주차 - 하동바위 - 참샘 - 소지봉 - 망바위 - 장터목대피소 - 제석봉 - 통천문 - 정상 - 원점회귀(벽송사, 서암정사, 구형왕릉, 덕양전)


   산꾼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다녀와야 할 산으로 손꼽히는 산 중의 하나, 지리산. 우리 역시도 늘 꿈꾸어 오던 산행이었지만 며칠 전부터는 갑자기 부담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간 60여회 정도의 산행을 통해 어느 정도 산행에 적응되었다고는 하나 가끔 왼쪽 다리 뒷오금이 당기는 증세가 나타나는 상황이라 과연 내가 정상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06:00 출발 - 12:30분경 천왕봉 도착. 안내판에 5시간 반 소요라고 되어 있었으니 평소  실력으로 보아선 엄청나게 잘 올라간 셈이라고 자위한다. 그것도 연이틀 잠을 설친 탓에 산행 시작 즈음 컨디션이 별로였는데도 말이지ㅋㅋ. 5,6백 고지 산을 다니다 천 고지를 올라가도 다르다는 느낌을 갖듯이 1,900고지는 역시 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멀긴 멀다.   그간 산행을 하면서 얼마나 가야 하나 아예 고민하지 않고 넉넉잡고 네 시간은 가야지 하며 마음을 반쯤 비운 상태로 올라갔던 경험을 한번 더 떠올려 보며 아예 마음을 비웠다.

 

  통천문을 지나 다왔다 싶은데도 오르내리기를 수차례. 바로 앞에 천왕봉이 손에 잡힐 듯 보이는데도 쉽게 다가서지지 않고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느낌이다. 사자봉 오를 때 생각이 났다. 그저 가는 수밖에.. 마음을 비우고나니 훨씬 가벼운 느낌이다. 드디어 정상. 몇 차례 기다린 끝에 정상석 촬영. 정상은 모두 바위뿐. 한편에 <지리산 10경> 안내판이 있다. ‘천왕일출, 반야낙조, 벽소명월, 불일현폭, 노고운해, 직전단풍, 세석철쭉, 연하선경, 섬진청류, 칠선계곡’.

 

  그러나 내려올 때에는 돌계단 형태로 이어지는 길이 무릎에 상당히 부담을 주는 것 같았다. 하동바위에서 백무동 입구까지는 또 왜 그리 멀게 느껴지던지...그래도 내려오면서 계곡에 발 담그고, 씻고..얼음장 같이 차가운 물과 거의 정상 가까이까지 들려오던 계곡 물소리, 수시로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구름...을 보니 과연 높은 산이다, 남한 땅에서 최고의 산이라는 명성이 헛된 것이 아님을 알겠다. 참샘의 달고 서늘한 물맛은 또 어떻고!

 

  다음 날 오도재에 올라 바라보니 천왕봉이 상봉임이 확연하다. 전망대의 왼쪽부터 하봉 - 중봉 - 천왕봉 - 제석봉 - 장터목 - 연하봉 - 촛대봉 - 영신봉 - 칠선봉 - 덕평봉 - 벽소령대피소 - 형제봉 - 저멀리 반야봉까지.. 저 봉들을 모두 섭렵하고 종주하는 그 날도 오겠지. 산 속에서 눈썹달을 바라보고, 별자리를 헤아리는 그 날도 오겠지.

 

 * 벽송사 : 칠선계곡 입구, 태고종, 절에 오르는 길과 분위기가 고즈넉하다

* 서암정사 : 벽송사 주지였던 원응 스님이 11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화엄경 금자사경과 굴법당이 유명하다고 하나, 절의 분위기가 우리 정서와는 그다지 맞지 않은 듯...

 

<정상석>

 

 

 <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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