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9.(토) '2006.12. 9. 비구름을 뚫고 금오산에 오르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메시지 도착 알람음에 잠이 깨었다. 정확하게 6시.
화제를 지나면서 천태산으로 갈 것인지, 금오산으로 갈 것인지 결정을 해야 했다. 비가 그칠 기미가 없어서 조금 수월한 금오산으로 결정. 양산 경계를 지나 밀양 경계로 접어드니 안개는 더욱 짙어지고 빗방울은 더 커지는 것 같다. 마을 입구로 들어서서 가다보니 임도가 보이고, 간이포장길-자갈길이 번갈아가며 나온다. 10년 넘는 운전경력이 무색할 정도다. 늘 조수석에서만 별 생각없이 다녀서일까 좁은 비포장길이 계속되자 다리가 저리는 것 같기도 하다. 내려서 미리 가보고 오더니 안되겠단다. 갓길이 조금 넓어진 길에서 차를 돌려 내려오다 보니 아까 올라갈 때는 왜 못 보았을까? 색색의 리본이 매어진 등산로 초입이 보인다.
새로 산 신발도 발과 헛돌고, 우산을 받쳐들고 가는 것도 불편하고...도중에 자꾸만 가지말까 하는 유혹이 느껴진다. 아직 산꾼이 되려면 감감하도다...안개와 비 탓에 산의 윤곽을 전혀 보지 못한 상태에서 올라가는 것도 하나의 부담. 간간이 내려다보는 멋진 운해가 힘든 마음을 달래주었다. 보기와는 달리 제법 산세가 험하다. 드디어 우려하던 암장...밧줄이 가로 묶여져 있다. 별 거 아닌 듯 저만큼 지나가서 내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난 발도 손도 떨어지질 않는다...언제쯤이면 편한 마음으로 뚜벅 지나갈 수 있을까. 빗방울이 더 굵어지는 것 같아 그만 가면 안되냐니까 고갯짓만 한다. 그러고 5분 후, 정상이란다 ㅋ
마지막 길은 너덜이다. 오늘은 나는 안 넘어졌다고 좋아했으나 결국 엉덩방아 한 번. 정면으로 부딪치지는 않았으나 허리와 허벅지 부분을 조금...방아 열매와 산오리 겨울나기 열매.
<정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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