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5.5. 치술령 아래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는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나면 그뿐
내 한해는 다가고 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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