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8] 구천산/영산(888m)-정각산(859.7m) : 구천마을 기점
2007.3.4.(일)
* 밀양 구천마을 - 도래재 - 구천산(혹은 영산) - 이정표 - 능선 - 정승봉 - 안부2 - 무덤 - 헬기장 2 - 갈림길 - 정각산 - 폐금광굴 - 처매듬골 - 구천마을회관
평생 잊지 못할 산행이리라.
주말에 비온다는 일기예보를 접하고는 목요일 오후부터 전전긍긍. 새벽 6시, 습기는 많으나 비가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얘길 듣고 강행. 구천리 마을회관 근처서 만난 어르신은 큰길 위쪽 고개근처(나중에 확인해보니 ‘도래재’) 서 가면 좀 수월하다고 일러주신다. 도래재에 주차하고 보니 팻말(정각산 8km)이 보인다. '구천산 표시가 없는 게 이상하다-아니다, 구천산인 건 확실하다, 구천산에서 구천산 안내를 할 리 없다-지도상으로는 정승골 오른쪽에 구천산이 있는데 왜 왼쪽에 구천산이 있나...' 설왕설래 끝에 일단 산행 시작.
봉을 하나 오르니 안부에 갈림길 표지가 나타난다. 우리가 갈 방향과 다른 쪽으로 구천산(영산)이 안내되어 있다. 가뿐하게 올랐다가 다시 안부로 내려와 정각산을 향해 긴 능선길 산행을 시작하였다. 기상상태가 별로였으나 일단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도 간다’에 합의. 우리는 AM25니까.
계속 흐린 날씨...정승봉이다. 정상석 대신에 어느 산꾼이 나무팻말을 만들어 놓앗다. 조망바위 아래서 일단 점심을 먹기로 했다. 방수천을 나무 사이에 걸치고 우산을 쓰고 먹는데 온몸이 와들와들 떨린다. 괜히 긴장되어 커피를 한 컵 아껴둔다 . 정각산 2.5Km 표지가 나오고도 한참을 가도 나타나지 않으니 또 갑론을박.
- ‘점심을 먹었던 곳이 바로 정각산 아래다,
- 그럴 리 없다, 말발굽 모양으로 돌아나가야 하는데, 벌써 나올 리가 없고, 지도상 정각산이 구천산보다 마을쪽에 더 가깝게 위치해 있더라
토론(?)을 거듭하며 계속 비맞으며 전진. 갑자기 몸에 기운이 빠져 한 걸음도 갈 수 없는데, 먼저 가보고는 다 왔단다, 2-3번 속고도 한참을 더 가서 정상에 도달했다. 능선따라 마을까지 내려가지 않고 중간에 빠지는 길을 찾아야 하는데 어렵다. 소나무 다섯그루가 있다 했으나 산중에 표날 만큼 큰 소나무는 보이지 않고…, 안부도 아닌 길에 아래로 빠지는 흐린 길이 보이고 표지기가 1개 붙어 있다. 긴가민가하며 따라 내려가는데 길이 장난이 아니다 . 처매듬골을 내려올 때는 길이 미끄러워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
비를 추적추적 맞으며 마을회관으로 가니, 행사가 있었던 듯 어른들이 불쌍한 눈(사실은 제정신이 아닌 것으로 보는 듯)으로 본다. 마을 임도를 만났을 때 매화 가지 하나 꺾어 향기도 맡아보며 여유를 부렸는데 회관에 도착하여 신발의 흙을 씻다가 문득 고개를 드니 사방이 깜깜하다. 차를 둔 도래재까지 올라갈 택시를 구하니 어르신 한 분이 걔중 젊은 분에게 갔다오라고 명령^^. 내리면서 2만원 드리니 좋아라 한다.
<구천산/영산> <정승봉> <정각산>
<산행지도>